닥치고 정치 – 김어준

닥치고 정치 – 김어준

닥치고 정치 - 김어준
닥치고 정치 – 김어준

닥치고 정치

김어준의 명랑시민 정치교본

뉴욕타임즈, 로이터, 르몽드, 아사히 신문.. 전 세계가 주목한다!

2011년 10월 5일 1쇄를 찍고 2012년 1월 17일 99쇄라고 되어 있는 이 책을 지금에서야 읽었다. 김어준이 대중적으로 떠 오른 것은 역시 ‘나는 가수다’의 1위 맞추기가 신통방통해서 였겠다. 그는 돗자리를 깔아도 될 정도로 잘 맞추었고, 그런 선견지명과 분석 능력은 그의 전문 분야에서는 더더욱 빛을 발했다. ‘나는 꼼수다’는 정말 대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로 인해 파생된 ‘나는 꼽사리다’,’나는 딴따라다’ 외 수많은 팟캐스트 방송들이 덩달아 떠올랐다. 팟캐스트가 대안방송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도 있지만, 김어준의 파워가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나 꼼수’ 4인방에게 빚진 마음을 이제서야 갚고 있다.

며칠 전 주진우 기자가 ‘시대가 부르면 가야지’라고 했다고 한다. 정봉주도 다녀왔고, 김용민도 시달렸고, 이제는 주진우 기자 마저 보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게 될 상황에 놓여 있다. 기자가 질문할 수 없는 사회, 의문을 제시할 수 없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일까? 오로지 보도자료를 복사해서 뿌려대는 언론들 속에서 정말 빛나던 ‘나 꼼수’의 멤버들이었다. 얼마 전 ‘이털남’에 MBC 노조 홍보국장이 나와서 자기도 자기 회사 뉴스를 보기 창피하다고 하였다. 어쩌면 저렇게 이슈만 피해서 보도할 수 있을까 싶단다. 이런 세상 속에서 자신의 안위보다 자신의 이익보다 사회를 위해서 약자를 위해서 움직였던 이들이 있어서 48%라는 어마어마한 지지율을 끌어낸 것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작년에는 읽었어야 할 이 책을 시기가 지났지만, 빚을 갚은 마음으로 꼼꼼히 읽어 보았다.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책이겠다.

내가 이런 류의 책을 읽고 있으면, 사람들은 바로 이런 말을 한다. 그들이 책이나 읽는 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점잖은 척 충고를 한다.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책만 읽는 것이 아니냐?’ 란다. 내 블로그를 한 시간만 둘러봐도 그런 소리는 못 할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해도 이해는 간다. ‘김어준’이라는 이름이 띄는 성격이 그런 것 아니겠나 싶다. 하지만, 김어준의 방송을 단 한 번이라도 들어 봤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정말 재밌는 책이겠다.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방식. 얼마 전 ‘하워드의 선물’을 읽었을 때 처음 접한 방식이라 신선했는데, 그 뒤로 여러 책을 접하다 보니 이것 또한 그냥 일반적인 형식의 하나인가 보다. 녹취한 날짜와 괄호치고 (웃음)이라는 표현이 그냥 두 사람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욕설과 웃음. 보수, 진보, 좌, 우 등을 유식한 척, 고고한 척 어려운 말로 풀어 내지 않는다. 그냥 일상의 언어로 그 어려운 사안들을 이야기한다.

이런 책 좀 읽으면 어때?

덩치 큰 어른과 초등학생이 다퉜다. 중간에 말리는 사람이 나타나서 “자, 공평하게 서로 한대씩 때리고 끝내!” 과연 이런 게 공평한 일인가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이 먹고사는 삶에 영향을 주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문재인을 찍었다고 떠들어도 직장 생활에 아무런 불편이 없는 사회,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다. 하지만, 하루 종일 우리가 접하는 언론과 교육, 그리고 책까지 재벌들의 시각에서,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게 떠들어 대고만 있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내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개성 없는 사고에 빠져 ‘욕망이라는 열차’에 올라타 달리고 있는 것이다. 잠시 멈춰 서서 다른 시각의 책을 읽어 주는 것을 너무 한 쪽에 치우친다거나 골수로 몰아가는 것은 아니다 싶다.

 

우선 지가 다 처먹고 나서, 남은 찌꺼기를 나누어주는 것이 경제라고.

항상 경쟁을 이야기하고, 경쟁에서 탈락하면 지 탓이라 하고, 그 경쟁에서 승리한 엘리트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과, 일본 같은 식민본국, 미국 같은 슈퍼 파워, 그 이전의 중국 같은 대국에 우가 머리를 조아리는 건 같은 맥락인 거지. 그리고 우의 기질과 원형질이 그렇다 보니까 우의 경제라는 건, 우선 지가 다 처먹고 남은 찌꺼기를 나누어주는 걸 경제라고 하는 거고. 일단 지가 다 먹고 나서. 이게 핵심이야.(웃음)

– 40P 中, “닥치고 정치”, 김어준, 푸른숲

 

김-그렇지. 우는 지가 다 먹고 남은 것들, 그 찌꺼기, 자투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놓고, 거기서부터 경제라고 얘기하지. 지가 처먹는 것까지는 경제가 아냐. 그건 분배의 대상이 될 수 없어. 그건 경제에 포함되지 않아. 그건 그냥 당연한 내 권리일 뿐이지.

지-내 걸 달라니, 어떻게 그런 요구를 하지, 그런 거잖아.(웃음)

-41P 中, “닥치고 정치”, 김어준, 푸른숲

 

복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최소한의 권리를 공동으로 보장해주려는 사회적 염치.

그리고 이명박이 복지를 대폭 삭감한 거. 우에게 격차는 자연스러운 거라고 했잖아. 지가 못사는 건 그냥 지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들에게 그런 불평등은 당연한 거고, 자연의 이치인 거지. 그러니 복지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그들의 게으름을 방조하고 조장하는 거라고 생각해. 아니 왜 지가 잘못한 걸 국가가 대신 책임져주냐는 거지. 그렇게 돈이 아깝다는 소리를 ‘모럴 해저드’라는 그럴듯한 용어로 돌려 말하지. 그들이 복지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최대치는 훨씬 강한 내가, 약해빠진 널 불쌍히 여겨 다소간의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지. 그건 복지가 아니라 시혜라는 걸 몰라. 복지란 불쌍해서 돕는게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공동으로 보장해주려는 사회적 염치라는 걸 이해할 수가 없는 거야. 나는 우리나라 우파는 원시인을 설명하는 수준에서 백 퍼센트 해석된다고 봐.

-52P 中, “닥치고 정치”, 김어준, 푸른숲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양쪽에게 불편한. 하지만 시민에겐 통쾌한.

발췌를 하다 보니 우에 대해서 말 한 부분만을 썼다. 하지만, 좌나 진보에 대해 말하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통쾌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의 욕망을 드러내 놓고 챙기는 보수나 자신이 고고한 성자인 척 시민을 계몽하려 하고, 외면받으면 시민의 우매함을 탓하는 진보나 시민의 입장에서는 재수 없기는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닥치고 정치. 늦었지만 읽어 봐야 할 이유. 읽었어야 할 사람들이라면 지금이라도 읽자.

지난 대선을 준비하며, 지난 정권과 사회를 분석한 책이기에 늦은 감은 좀 있다. 어차피 이 책을 경멸하며 비웃을 사람들이야 읽지 않을 것이지만, 읽었어야 할 사람들이라면 지금이라도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MB정권때는 사람들이 떠들면서도 ‘설마 잡혀가겠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 잡혀갈까 봐..’ 떠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 의견이 틀어 막혀 있는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일까? 종북으로 몰아세우는 사람들만 떠들 자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간단히 요약하기엔 정말 명쾌한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그리고, 김어준. 그는 거침없이 떠든다.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

이 책을 읽고 글을 썼던 2013년이 지난 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 시절이 그립다. 뭔가 사회가 많이 답답해지고 서민들은 살기 힘들어졌다는 생각은 그냥 나만의 느낌일까? 이미 권력의 나팔수에 지나지 않는 방송만을 보며 정보를 얻으면 합리적인 사고관을 지닌 사람이라도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스스로 다른 시각의 책들을 찾아 보며 폭 넓은 사고를 해야 한다. – 2016.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