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K 교회를 나가다 – 김진호

시민K 교회를 나가다 – 김진호

시민K 교회를 나가다

한국 개신교의 성공과 실패, 그 욕망의 사회학

이 책은 일제식민지 시절부터 개신교가 미국의 선교자들을 통해 들어와 우리나라에 어떻게 정착하고 1960년대 이후 엄청난 양적성장을 이룩하고 1990년 이후 성장 위주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양적쇄퇴를 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 나라의 개신교를 분석한 사회학 책이다.

한국의 권력 중에는 정치권력,경제권력,종교권력,언론권력이 있고, 그 중의 단연 으뜸은 종교권력이 아닐까 싶다. 돈도 안되고 압박도 심했을텐데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여 이런 책을 집필해주신 김진호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국의 개신교가 어떻게 사회에 유착하여 엄청난 성장을 했는지 또 지금 왜 쇄퇴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대안은 어떠한지에 대해 논하는 책이다.

한국의 개신교의 역사를 짚어가며 왜 현재의 개신교가 극우적이며 친미,반공 이데올로기로 무장되어 있는지 살펴 본다.

 

 미군 장갑차에 두 명의 여중생이 압사당한 사건이 일어났었다.

그 해 겨울은 뜨거웠다. “미선이 효순이를 살려내라!”는 구호와 함께 소파(SOFA, Status of Forces Agreement in Korea) 개정을 부르짖는 반미촛불집회가 연일 추운 겨울을 달구고 있었다. 그런데, 시위가 한창이던 2003년 1월 11일, 같은 장소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친미를 소리높여 외치는 극우파의 이른바 ‘기독교 시정 집회’가 시작된 것이다.

– 5p, 시민K 교회를 나가다, 김진호, 현암사

 

우리나라의 평범한 시민을 시민K라고 하며, 그들이 왜 교회를 떠나가는지 과거와 현재의 성찰을 통해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개신교 논쟁에 끼어들 용기가 없는 나는 솔직히 이 책의 서평을 하며 나의 의견을 펼치기는 어렵지만, 양적성장최고주의, 심지어 건축헌금의 크기에 따라 믿음의 척도를 재는 대형교회들의 문제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경제권력이 이미 정치권력을 넘어 선 것으로 보이지만, 종교권력은 그야말로 치외법권이다. 그 많은 재산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특혜와 더불어 세금도 한 푼 안내고 있는건 말해 무엇할까 싶다.

그런데, 내가 몰랐던 것은 대형교회들의 특혜에 가려진 소형교회(일년에 대략 1천 3백개 정도 폐업하는)나 그 곳의 목회자들은 세금면제가 아니라 소득이 전혀 잡히지 않아서 최저 생계비 지원도 못받고 있었다. 그들은 개신교의 실패자로서 그냥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었다.

 

시민K 교회를 나가다 - 김진호
시민K 교회를 나가다 – 김진호

 

 최근 들어 교회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폐업하는 교회의 절대 다수가 미자립의 작은 교회임을 감안하면, 교회 폐업 현상이 2008년 이후 완화되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러므로 매년 1천3백여 개의 교회가 폐업한다는 2008년의 추산은 최근 더 심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교회 하나가 새로 문을 열고, 또 문을 닫게 되는 현상에 대해 조금 더 얘기를 해보자. 각 교단별로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1980년대에 신학생 수는 급증했다. 수요가 그만큼 많으니 공급을 늘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중략)

그 과정에서 사라진 교회와 교역자들은 그냥 ‘실패자’일 뿐이다. 어느 교파도 실패자를 위한 교단 정책을 만들지 못했다. 일부 교단이 미자립 교회가 폐업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원 제도를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일할 교회를 찾지 못한 목사들(무임목사)의 수가 실제 목회를 하고 있는 교역자 수를 상회하는 실정이다. 어느 교단에도 그들의 생계를 위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156P~157P, 시민K 교회를 나가다, 김진호, 현암사

 

작가는 대형교회 중심의 성장제일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을 작은 교회들에서 찾는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한국 개신교의 주류 전통 밖에 있는 많은 교회들은, 주류 교회가 적대시하고 배제했던 바로 그들과 함께해온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과 한 공동체를 이루며 신앙 공동체이자 생활 공동체를 이뤄왔던 교회, 동성애자들의 교회, 이주노동자들의 교회, 탈북자들의 교회, 노숙인들의 교회, 기지촌 여성들과 함께하는 교회, 빈민들과 함께하는 교회, 무의탁 노인들과 함께하는 교회 등등, 그리고 딱히 교회를 표방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형태의 타자와 함께하는 신앙 공동체들도 많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의 불편한 타자들과 삶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신앙을 나누는 기독교들의 모임은 사회 구석구석까지 두루 퍼져 있다.

어떤 종교, 어떤 종파, 어떤 사회 집단에서도 이렇게 타자성을 적극적으로 내재화한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 개신교의 숨겨진 전통이다. 이들 공동체들 대다수는 주류 교회들의 외면과 신학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끈질기게 자생해왔다.

– 223P, 시민K 교회를 나가다, 김진호, 현암사

 

일제시대때부터 개신교는 민중들이 받는 고통을 받아 안아주며 양적성장을 해왔지만, 민중에게 고통을 주는 제도나 사회는 철저히 묵인해왔으며, 오히려 권력에 동조하며 고도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대형교회들의 부도덕성이 부각되고 있는 지금, 주류의 역사 속에서 오랜동안 외면되어 왔지만 시민과 함께하며 함께 어려움을 나누시던 분들의 존재는 반드시 재조명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솔직히 재밌지는 않다. 논문을 읽는 것 같아서 몹시 지루하고 속도도 더뎠지만, 이 시대 이 땅의 개신교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 봐야할 책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 후기에 덧붙여져 있는 작가의 설교쓰기에 대한 부분은 자기와의 생각과 반대 의견에 몹시 인색한 우리들의 토론 문화를 한 번 다시 생각해 보게끔 한다.

설교가 비평이듯, 설교도 비평 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나도 심하게 동의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