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 우석훈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 우석훈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 우석훈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 우석훈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

우석훈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나는 꼽사리다’,일명 ‘나꼽살’이라는 팟캐스트 애청자였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다시 1편부터 들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큼 시민들의 시각에서 정말 좋고 쉬운 경제 정보를 알려주는 팟캐스트이다. 개인적으로는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보다 훨씬 유용했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요즘 이 분의 책이 책장에 하나둘씩 늘어가는데 이유는 우석훈님의 책을 읽다보면 정말 계급적인 분류(노동자-자본가 등)가 아닌 내가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가져야할 시각이 생기고 정말 필요한 정보가 쌓인다는데 있겠다.

이 책은 우석훈님이 경향신문 칼럼 ‘시민운동 몇 어찌’ 연재와 인기 팟 캐스트 ‘나는 꼽사리다’ 방송을 하면서 쓴 글과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책을 집필하시면서 그는 이런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정권이 바뀐다고 세상이 바뀔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미 김대중-노무현 10년으로 경험해 봐서 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증오의 역사였다는게 맞는 것 같다. 새누리당을 비롯 보수세력들은 공산주의자를 증오하며 반공,반북의 토대위에 세워져 있고, 그와 입장을 달리하는 다른 세력들도 군부독재타도에서 부터 반MB까지 이런 식의 증오 위에 서 있다고 볼 수 있겠다.우리는 그렇게 커져버린 증오로 정권교체에 성공했었지만, 결과는 별거 없었다. 증오 위에 세울 수 있는게 많지 않았던 까닭인 것이다.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 우석훈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 우석훈


이 책은 우석훈 박사가 증오를 위한 증오가 아닌, 새로운 정부가 들어 선다면 어떤 정부, 어떠한 정책을 펴는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펼쳐 놓는다. 간단히 말하자면, 정부가 시민을 단순히 표를 주는 사람들로 생각할 것인지, 정치와 경제의 주체로 대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여기서 국민과 시민의 차이도 말해준다.

정권은 바뀌어 봤어도 경제주체는 바뀌어 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진정 시민이 잘 사는 ‘경제 민주화’를 이룩하려면 시민들이 경제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경향신문 칼럼 글이기도 해서 그런지 박원순 시장님의 출마 전과 후, 그리고 당선 후 실수까지도 언급하며 비판하기도 한다. 또한 그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모든 절차에 시민을 참여 시켜가는 서울시의 모습이 전국적으로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하신다. 지금 서울시의 시정 모습은 박원순시장님의 리더쉽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시민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시민의 시정이라고 나도 생각하기에 그 모습이 우리나라에 모델이 되었으면 한다는 것은 나의 바램과 같기도 했다.

새로운 시민운동의 등장과 역할,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의 차이, 시민운동이 풀어야 할 숙제 등도 다룬다.

 

국가만 장악하면 된다. 그게 DJ와 노무현 시절에 우리가 했던 생각들 아니었는가? 나도 DJ시절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민간기업에 있다가 정부기관으로 자리를 옮겨간 것이었고,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실패를 예감하면서 우리에게는 주체 논의가 빠졌었고, 시민단체에 대한 얘기는 많이 했지만 정작 시민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논리 속에서 비워진 한 부분이 바로 시민의 경제에 대한 질문이었다.

5년 전에는 대형할인마트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면 정신 나간 사람 소리 들었고, 공산주의자라는 얘기도 들었었다. 그러나 국가별로 조금씩 양상은 다르지만, 다른 OECD 국가에서는 다 하는 일이었다. 그 사이에 골목경제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 주체를 서민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시민으로 볼 것인가, 그 이후에 전개되는 양상은 많이 다를 것이다.

프랑스는 럭셔리 산업이 중요하고, 파리가 그 중심지이다. 우리는 그냥 럭셔리 소비 국가이다. 지금은 럭셔리로 분류되지만, 그 출발점에는 전통적인 소상공인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있었다. 21세기에는 대형 자본에 흡수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흔히 장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남아서 현대로 넘어오는 역할을 했다. 만약 국민들이 그냥 대형할인매장을 더 많이, 더 가깝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면 만들어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도 다시 자신의 경제생활로 돌아가면 자영업자이거나 중소기업 혹은 동네 가게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시민이라는 눈으로 보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시민단체에서 대형할인매장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320P~321P,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우석훈, 한스미디어

 

남의 나라 소상인들의 물건은 럭셔리라고 우대하면서 우리나라 소상인들은 밀어버리는 이중잣대, 이 같은 사건도 시민이 주체로 바라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7.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화차’ 경제냐, 시민의 경제냐

(중략)

한국 경제는 지난 10년간 ‘꽃마차’이론이 주류를 형성했다. 너도 잘하면 꽃마차를 타고 갈 수 있어. 하늘이 무너져도 너만 잘하면 되는 거야…. 이런 얘기를 한 때는 ‘긍정적 마인드’라고 부르기도 했고, ‘자기계발’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요즘은 ‘위로’라고 부르는 것 같다. 얘기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거대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경제학 행세한 나라였다.

그 속을 ‘까’보면, 부동산 투기꾼들의 거품 부풀리기 아니면 증권으로 개인들의 주머니를 털어먹기, 아니면 엄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재력을 결합한 사교육 신드롬, 뭐 그런 거 아니었겠는가?

그런 우리에게 ‘화차’라는 낯선 이름이 갑자기 등장했다. 불 수레, 악인을 지옥으로 끌고 갈 때 쓰는 수레의 이름이다. 기다리던 꽃마차는 오지 않고 갑자기 지옥행 특급열차라니! 그게 변영주 감독이 갑자기 우리에게 펼쳐 보여준, 우리를 기다리는 복합불황 형태의 장기공황에 놓이게 된 우리의 모습이다. 누군가를 죽이고, 그 이름을 차용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삶! 그걸 드러내서 보여준 게 일본 문학이고, 여전히 기다리면 꽃마차가 온다고 얘기하는 게 지금의 한국 문학이라면, 너무 잔인한 비유일까?

신용불량자, 카드연체 추심, 가족 연대보증을 통한 몰락, 사실 우리가 애써 외면했지만 이미 우리 코앞에 화차는 도착했다.

(중략)

학자금 대출 빚과 함께 졸업하는 대학생, 그게 바로 우리가 타 있는 화차의 경제이다.

(중략)

자, 시민의 경제란 무엇일까, 그것은 어떤 모습일까?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의 모습은 알고 있다. 시장이 주도한다고 말하고 사실은 건설을 주축으로 한 대기업들이 과실을 다 챙겨 가버린 경제의 모습도 알고 있다.

‘시민의 경제’, 이건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고 한국 대학에서는 절대 가르치지 않는 내용이다. 어렴풋이 북유럽 등 유럽의 일부, 일본의 지역 경제, 이런 곳에서 시민의 경제가 펼쳐지고 있다는 ‘전설 같은’ 얘기만이 전해질 뿐이다. 우리가 가보지 않은 일이고 상상도 못해본 일이다.

물론 우리도 생활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과 같은 것들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마치 한국의 시민들이 촛불 이후에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처럼, 시민이 경제적 주체로서 국민경제에 개입한다는 것을 아직 제대로 상상해본 적이 없다.

이제부터 펼쳐보여야 할 세상에 관한 얘기이다. 꽃마차를 기다리다 화차를 만난 국민들, 그들이 선택할 세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연 동료를 찌르고 짓밟으면서 결국 화차를 타고 갈 것인가, 아니면 꽃마차를 포기하고 인간으로서의 삶과 상식을 회복할 것인가, 그 집단적 선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경제를 결정한다.

우리는 국민을 소비자로만 보거나, 홍보의 대상으로만 본다. 그러나 시민으로서의 경제 주체, 그것에 관한 생각은 한 번도 진지하게 해보지 못한 것 아닌가? 시민의 정부는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의 경제는 그냥 생기지 않는다. 꽃마차와 화차 사이의 개인의 선택, 그것이 경제주체로서의 시민의 탄생을 만들어낸다. 결국 한 명, 한 명이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결과는 논리적이며 필연적이다.”

-230P~233P,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우석훈, 한스미디어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는 우석훈님이 이번 대선 전에 정권이 바뀔 것을 예상하고 희망하며 쓴 책이다. 중간중간 그런 마음들이 드러난 글이 나올때 마다 나의 마음도 별 다르지 않았기에 가슴이 아팠다. 우석훈님의 방송을 듣다 보면 사실 재미도 시원시원한 독설도 없다.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무엇인가도 없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다른 경제학자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진심이 있다. 아마 그래서 그의 책이 책장에 하나둘씩 늘어가는 것 같다.

정권 교체 후 우리가 가야 할 경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는 그대로 아직 우리에게 유효하다. 기업으로 본다면 우리는 귀속된 직원이자 밖에선 능동적 소비를 하는 소비자이면서 고객인 것이다. 때만되면 한 표 던져주는 수동적인 국민으로서만 살 것인가, 아니면 능동적 경제 소비를 하는 주체인 시민으로서 살 것인가.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노동자-자본가,재벌-서민,국가-국민으로만 갈라 놓기에 사회는 너무 복잡한 생물이다. 시민으로서의 주체적인 삶에 대한 질문과 방향, 그리고 희망을 동시에 던져주는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덤으로 이 책은 짧은 단락으로 읽기 쉽고 재밌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