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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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내려놓기

각 내려놓기

황통 지음

초록색의 겉표지와 초록 자연 속의 벤치가 인상적으로 시선을 끌어당긴다. ‘느리게 살기’를 인생 최고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작가 황통의 생각 내려놓기는 어떤 책일까? ‘깨달음을 주는 74가지 이야기’라는 큰 제목 옆의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얼마 전에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착한 “거리의 아이들”과 비교해보면 크기는 작고 두께도 약간 더 얇은 책이다. 북카페에서 이벤트 도서에 신청한 것이 낙오 없이 두 번 다 당첨되었다니 정말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운이 좋은 것 같다. 붉은색의 책과 초록색의 “생각 내려놓기”. 지구 한 편에서는 비참한 현실 속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있고, 또 한편에서는 개발과 발전의 폐해로 인한 경쟁과 이기주의가 만연해진 사회 속에서 ‘느리게 살기’를 지향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그렇게 세상은 돌아간다.

“생각 내려놓기” 이 책은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읽었던 ‘탈무드’와 아주 비슷한 책이다. 옛날이야기 같은 것을 들려주며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내려놓음’이란 나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적대심과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PART 01.

모퉁이를 돌아야 비로소 오르막길이 보인다.

PART 02.

나는 왜 내려놓기를 두려워하는가.

PART 03.

내려놓음 뒤에 오는 것들.

PART 04.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

 

컬러풀 한 겉표지와 같은 분위기의 아름다운 사진들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작가는 바쁜 세상 속에서 미친 듯이 경쟁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느리게 살기’와 ‘마음의 짐 내려놓기’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있다. 요즘 들어 마음이 번잡한 나에게는 참 의미 있는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 독서를 시작할 때는 역사 책과 경제학 책을 많이 읽으면서 시작했었는데, 하나둘씩 이렇게 자기계발도서와 마음의 수양을 할 수 있는 책들이 늘어 가고 있다. 이런 류의 책을 처음 접할 때는 정말 너무 뻔한 소리라서 오그라들고 마음에 와 닿지 않고 오히려 가식적으로 느껴지고 거부감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지속적으로 읽다 보니 마음에 쌓이고 쌓여서 예전이라면 분노가 사그러 들지 않았을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 볼 수 있게 되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개인적인 일이겠지만 이러한 이유로 이런 류의 책은 가끔 커피 한 잔의 사치를 만끽하듯이 여유롭게 읽어 줄만 한 것 같다.

스트레스의 주범

서둘러 길을 가는 사람은 발밑의 돌부리를 보지 못해 넘어지고, 걱정에 빠진 사람은 눈앞에 있는 행복도 누리지 못한다.

-로버트 슈테만-

평소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남자가 지혜롭기로 소문난 선사를 만나기 위해 산을 올랐다. 남자는 깨달음을 얻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거칠고 험한 산길을 헤치고 오른 끝에 가까스로 선사가 살고 있다는 초가집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듯 대문과 창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남자는 초조하게 대문 앞을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 잠시 후 선사가 어깨에 봇짐을 짊어지고 돌아왔다.

남자는 반가워하며 선사에게 달려갔다.

“대사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대사님의 가르침을 받으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왔답니다.”

“그래, 무슨 일이시오?”

남자는 속사포처럼 쏟아놓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제발 제게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비결을 가르쳐주십시오!”

선사는 남자의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어깨에 둘러멨던 봇짐을 내밀었다.

“방금 산 밑에 가서 사 온 무와 채소라오. 괜찮다면 잠시 들어주지 않겠소?”

“물론이죠.”

남자는 얼른 받아 들었다.

“많이 무겁지는 않지요?”

선사의 물음에 남자는 손사래를 쳤다.

“전혀요! 하나도 안 무겁습니다.”

남자는 그깟 채소 몇 뿌리, 무거워봤자 얼마나 무겁겠나 생각하며 어깨에 둘러멨다. 실제로도 봇짐은 가벼운 편이었다. 남자에게 봇짐을 맡긴 선사는 어디선가 대나무 빗자루를 가져오더니 마당을 쓸기 시작했다. 그동안 남자는 한쪽에 서서 얌전히 기다렸다.

삼십 분 후 남자의 어깨가 슬슬 쑤셔왔다. 다행히 선사도 청소를 마치고 안채로 들어갔다. 남자가 드디어 끝났는가 싶어 안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전지가위를 들고 나와 마당 한편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시간이 삼십 분 가까이 흘렀다. 그 사이 아까까지만 해도 깃털처럼 가볍던 봇짐은 어느새 커다란 바윗돌로 변해 남자를 천근만근 짓눌렀다.

잠시 후 선사가 전지가위를 내려놓았다. 남자는 간절한 눈빛으로 선사를 바라봤다. 그런데 선사는 남자를 본체만체하고 느릿느릿 안채로 들어가더니 다기를 꺼내 차를 우릴 준비를 하는 게 아닌가! 차를 우리기 시작한다면 이번에는 얼마나 더 오래 서 있어야 할지 모를 일이었다. 결국 남자는 참지 못하고 선사를 불렀다.

“대사님, 봇짐이 너무 무겁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하나요?”

그러자 선사가 깜짝 놀라 말했다.

“아니, 무거우면 진작 내려놓으시지 왜 아직까지 들고 계십니까?”

선사의 말에 남자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봇짐이든 스트레스든 ‘내려놓으면’ 그만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남자는 몰랐던 것이다.

-96P~98P, “생각 내려놓기” 중, 황통, 책만드는집

 

작은 것에 집착하고 현미경을 들이대고 보면 그 작은 문제는 커다랗게 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받는 스트레스와 자존심의 상처들은 내 스스로 나를 옭아매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의 맨 앞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의 말에서 예전에 국가로부터 자원봉사 공헌상을 받은 어느 부인과의 대화가 나온다. 예순을 넘긴 그녀에게 어떻게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냐고 묻자 그녀는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시작했어요.”라는 대답을 한다.

예전에는 양손 가득 무거운 물통을 들고 있었어요. 나의 고통으로 가득찬 물통을 말이죠.하지만 나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람을 부축하려다 보니, 자연히 손에 든 물통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행복은 통통 튀는 공과 같아서 반드시 먼저 남에게 던져야만 나에게 되돌아온다면서 공을 던지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자신의 손이 비어 있어야만 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경쟁과 압박으로 인해 우리는 어느샌가 주변을 돌아 보지 않고 동료를 버리며 사실상 동료는 없고 경쟁자만 있고 밟고 넘어서야 할 대상들만 가득한 세상 속으로 나 자신과 우리의 아이들을 밀어 넣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세상이 그렇다는 이유로 변하지 않는 것은 결국 나 자신 때문이겠다.

“나 한 사람이 변한다고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나 한 사람이 변하면 세상은 나 한 사람 양만큼 변화한다.”라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가끔은 술과 담배, 그리고 뒤에서 남 걱정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지만, 웰빙을 지향하며 육식보다 채식을 선호하고 운동을 하며 등산을 하듯이, 한 권의 책을 내 마음에 먹여 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우리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우리의 마음은 책 한 권의 사치를 부릴 권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서평단에 선정 되어 책을 무료로 받아 읽고 작성 되었던 글 입니다. 다소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 되어 있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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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도에는 서평단 활동을 참 많이 했었네요.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여기저기 의뢰를 받아 책이나 제품을 받고, 음식점에 초대 받아 다니며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던 생각이 납니다. 조금 지나니 의뢰인들은 결국 원하는 것은 홍보일 뿐이고, 솔직한 의견 따윈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결국 몇 푼 안되는 돈에 양심을 팔기 보다는 체험단 같은 것을 하지 않는 블로그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블로그를 옮기며 글을 뽑다 보니 참 버릴 글들이 많네요. 차마 추천을 하지 못할 책들은 그냥 글 옮기기를 포기합니다. 어쨌든 요즘 글을 옮기며 간단한 편집만 하는 데도 오래 전 글이라 참 여러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