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백범

영웅 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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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백범

홍원식 지음

한민족의 영원한 지도자 백범김구의 일대기

<백범일지>의 사건들을 소설화, 단번에 독파하는 흥미진진한 영웅 백범의 이야기!
백범김구. 아마 기성세대들은 당연하고 신세대들도 “과거 위인들 중에서 존경해 마지않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냐?”라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김구 선생님을 꼽지 않을까 싶다. 딱히 사실 역사를 깊이 있게 배운 적도 없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역사란 몇 년도에 누구를 무조건 무의미하게 외우는 것에 지나지 않았으니 주워들은 이름 중 하나를 뱉어내는 것이겠다. 나부터도 뭐 이순신, 세종대왕, 김구 등을 떠나 알고 있는 위인이 얼마나 될까 싶다. 또한 김구를 존경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임시정부의 주석이자 항일운동을 하셨던 애국자, 그리고 암살당하신 분이라는 것 이상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싶다. 내가 무식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나라 역사교육이 이상하리 만치 근현대사는 왜곡되어 오고 감춰져 온 것이 사실이다.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은 소설. <영웅백범>은 어디까지가 가공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를 정도로 몰입감이 있다. 김구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암살당하는 순간까지. 그의 기백과 영웅담은 약간 과장스럽기도 하지만 김구라면 이러고도 남으실 분이었을 것 같다. 아니 그랬었기에 죽어서도 이렇게 민족의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땅의 친일 매국노들의 영웅담이 자꾸 역사를 왜곡하려고 시도하는 작금의 시대에 이 소설<영웅백범>은 정말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의미 있는 책이 아닐 수 없겠다.
나라를 침탈하는 일제에 대한 분노로 맨손으로 칼을 쥔 일본놈을 때려 죽이기도 하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임시정부의 문지기라도 되고 싶어 한 백범. 그는 나라를 위해서라면 어떤 작은 일도 의미 없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100년도 넘은 과거의 일들이 전혀 과거의 일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요즘도 외세와 권력에 결탁해서 자국민의 이득이나 삶은 내팽개치고 자기 뱃속만 챙기는 관료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리라. 작가가 ‘김구 정신’이라고 부르는 정신이 정말 절실히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 김구는 하늘을 우러러 나라와 민족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리라 다짐하면서, 결단코 변절하지 않겠다는 결의와 각오를 심장에 새기고 싶었다. 그러한 결심의 표시로 김구는 이름과 호를 바꾸었다. 그렇게 바꾼 이름이 구(九), 호는 백범(白凡)이었다.

‘백(白),범(凡),김(金),구(九)’

그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이름을 ‘구(龜)’에서 ‘구(九)’로 고친 것은 일제의 민적(호적)에서 이탈하겠다는 강한 의지이기도 했다. 그는 백범김구로 다시 태어났고, 이 이름은 곧 그의 인생이 되었다」 -139p, <백범 김구> 中.

나는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백범의 뜻도 몰랐다. 흰 호랑이(?) 같은 뜻인 줄 알았다. 뭔가 용맹함을 뜻하는. 참 무식도 했다.

「 백범(白凡)이라 호를 칭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의 동지가 묻자 김구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 조선 땅에서 아직도 가장 천대받는 하층민인 백정(白丁)에서부터 무식한 범부(凡夫)에 이르기까지, 부족한 내가 가진만큼이라도 애국심이 있어야만 이 나라가 온전한 독립이 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하오.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 내 나라 모든 동포들의 애국정신을 고취시키는 데 미력하나마 내 온 힘을 다 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백정범부(白丁凡夫) 곧, 백범(白凡)이라 하였소. 나는 우리 민족 앞에 백범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소.”」 – 140p, <백범 김구> 中.

김창수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김구(龜)로, 김구에서 다시 김구(九)로 개명을 한 것이었다. 나라와 민족을, 일제치하에 고통받는 민중의 삶을 위해서, 독립을 위해서 그는 자신의 의지로 다시 태어났던 것이다.

「’어서 가자, 민중 속으로! 내 조국, 내 민족의 뼈저린 아픔 속으로! 내가 비록 미천하고 힘은 아직 미약하기 그지없으나 정녕 뜻이 있으면 길이 있지 않겠는가! 내 나라의 아름다운 산천이 왜놈의 족쇄에 채워지는 꼴을 어찌 눈을 뜨고 볼 수 있겠는가. 부패하고 타락하여 제 뱃속만 채우고 외세에 비굴한 무릎을 꿇어 더러운 권좌나 유지하려는 민족의 반역자들이 저 청명한 하늘 아래 활보하도록 어찌 두고 볼 수 있단 말이냐! 하늘이 내게 기회를 주는 날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내 일생을 사르리라! 때가 되면 분연히 일어서리라, 아낌없이 이 한 몸 바치리라,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는 올곧은 길을 걸어가리라!’」 – 73p, <백범 김구> 中.

김구 선생님의 호통 소리가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나만의 착각일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깨끗이 보고 깨끗이 책장에 꼽아 두었다. 그러나, 이 책은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라는 책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겠지만, 정말 가슴에 와서 꽂히지 않는 말이 없었다. 인용을 하다 보면 책을 전체적으로 다 옮겨 적을 기세라 그렇게는 안되겠다.

참,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이 책이 모 체험 사이트에서 나왔을 때 신청했다 미끄러졌다. 그 후로 구입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북카페에서 또 모집하길래 신청을 하고 당첨이 되었다. 아 정말 기분이 좋았다. 책을 받아 들고 읽기 시작했을 때 감사의 마음이 더 커졌다. 이렇게 훌륭할 수가. 언젠가 ‘체 게바라 평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도 이만큼, 아니 이보다 더 훌륭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 왜 우리에게는 이런 영웅을 말하는 책이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가진 기억이 있다. 그런데 정말 <영웅백범>은 그런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전날 해질 무렵부터 시작됐던 신문은 그렇게 다음 날 동이 틀 무렵에야 끝이 났다. 그들이 그처럼 밤새도록 불을 밝혀 가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제 일에 충실한 것을 보고 김구는 육신의 고통보다 자괴감을 견디기가 더 힘들었다.

‘내 나라를 남의 손에 헛되이 빼앗기지는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내 민족을 속박의 그늘에서 구원하는 데 이 한 몸 바쳐 보리라 생각했건만, 남의 나라를 통째로 삼키고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려고 혈안이 된 저들처럼 날밤을 새워 가며 일한 적이 진정 얼마나 있었던가?’

회한이 비수처럼 파고들었다. 김구는 부끄러움에 눈물 흘렸다.」 – 121p, <백범 김구> 中.

언젠가 ‘나꼼수’에서 김어준이 항상 하던 말이 있었다. ‘불법은 부지런하다’라는 말이었다. 또 언젠가 대학시절 선배가 이런 말을 했었다. ‘저들은 우리의 권리를 뺏기 위해 밤을 새가며 공부하는데, 우리는 그렇게까지 열심히 무엇을 한 적이 있느냐’는 맥락의 말이었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다 백범김구 선생님의 말씀에서 나온 말인 것 같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일제 식민지 시절 우리나라 말을 못쓰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어 내려져 왔던 우리말이 해방 이후에 미국문화가 들어오면서 왜곡되고 사라져갔다.’라고 말이다. 실제로 자유라는 미명하에 우리는 우리의 군사 주권도, 경제주권도, 심지어 문화주권도 제대로 가지고 있지 못하다. 멋진 영화 속의 그들처럼 되고 싶어서 우리나라의 문화를 무시하거나 외면한다. 앞에선 “쪽바리”라고 욕하면서 뒤론 “니뽄스타일 최고”를 외친다. 일베 현상에 올라타 고삐를 쥐고 흔들어 대는 놀음에 놀아나고 있다.

<영웅백범> 이 책에선 일본이 항복 전에 러시아와 결탁해서 정보를 주고, 남북으로 우리나라를 분단시킨 뒤에 민족 전쟁을 일으켜 전쟁 패배 이후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했다는 계략에 대해서도 말한다. 소설이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였다. 남북이 갈라지고 한국전쟁이 일어나서 과연 우리 민족이 얻은 게 무엇이 있느냐를 따져 본다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반대로 주변국들, 전쟁 개입 국가들은 엄청난 이득을 누렸다. 일본이 원폭 이후 급속도로 재건된 이유에 한국전쟁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나라 똥개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말이다.

이념을 뛰어넘는다.

「”그것이 사회주의 평등과 차이가 있습니까?”

“물론이요. 사회주의의 평등이 ‘자유를 대신한 평등’이라면 삼균주의의 평등은 ‘자유와 더불어 평등’을 뜻하오. 또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우 사상의 자유가 억제되는 데 비해 삼균주의하에서는 그렇지 않소.”」 – 359p, <백범 김구> 中.

삼균주의. ‘자유 대신에 평등’보다 ‘자유에다가 평등’을 더 소중히 여겼던 백범.

「백범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타국까지 쫓겨 온 마당에 오로지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고군분투해도 모자란 형국이었다. 민족주의니 공산주의니 하는 사상의 대립은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상을 추구하는 것도 좋고 더 나은 미래를 담보해 준다는 사상의 기조도 좋았다. 하지만 그런 사상 논쟁에 휩쓸려 조막만한 나라의 더 조막만한 정부 내에서조차 분열과 갈등이 빚어진다면 임정은 중심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 193,194p, <백범 김구> 中.

무슨 무슨 주의나 이념도 좋지만, 거의 대다수의 국민들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한 번쯤 읽어 보고 느끼시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백범김구 선생님처럼 낮은 곳에서 민중과 함께 하시길. 민주당사에 이 책 한권 보내드리고 싶다.

아. 한동안은 <영웅백범>의 호통 소리가 내 마음에 맴돌 것 같다. 나도 부끄럽다.

 

****이 글은 이벤트에 당첨 되어 책을 무료로 받아 읽고 작성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