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사람을 살리는 협동조합기업의 힘

자세한 책 정보도 없이 그냥 협동조합에 대한 정보가 있겠거니 하고 구입한 이 책은 처음에 다른 책들과 함께 택배상자에서 꺼낼때 좀 당혹스러웠다. 무슨 식당 메뉴판 처럼 길쭉한 것에 엄청나게 얇았기때문이다.

아주 얇고, 길쭉하다. 거기다 가로폭도 좁아서 글과 주석이 동시에 배치되어 있는 부분은 읽기 상당히 불편했다.

아주 얇고, 길쭉한 모양에 가로폭까지 좁은데다가 글과 주석이 동시에 배치되어 있기도 해서 상당히 읽기에 불편했다. 작은 책자들처럼 그냥 조그맣고 손에 넣기 쉽게 만들었으면 좋았지 않았나 싶다. 디자인을 특이하게 해서 눈을 끄는 것은 좋았는데, 독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읽어야 할 정도로 가치 있는 책인가 싶었다. 일단 가격은 9,000원이니 요즘 드문 싼 가격이다. 하긴 120페이지도 안되긴 하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또 하나 인터뷰를 담은 책이라는 것이다. 인터뷰어 차형석이 인터뷰이 신성식을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있다.

인터뷰이 신성식은 한국의 ‘생활협동조합 1세대’로서,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협동조합에서 일했다. 어려운 시기를 거쳐서 지금은 조합원 17만여 명, 연매출 3450억 원에 이르는 한국의 대표적인 생활협동조합인 iCOOP생협 생산법인의 경영대표를 맡고 있는 분이다. 우리나라 협동조합 역사에서 산증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분 인것 같다. 인터뷰어 차형석은 현재 시사IN의 문화팀장을 맡고 있다.

이 책은 협동조합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iCOOP의 창설 및 경영의 노하우, 그리고 가치와 운영 방법 등에 대해서 많은 말을 해주고 있어서 협동조합을 만드실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쯤 읽어 보셔야 할 만한 책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솔직히 소비자가 힘을 발휘한 역사는 지극히 짧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많이 좋아 졌다고는 하나 사실 기업에서 내 놓으면 사용하고 불량에 대한 크레임정도나 가능하지 않은가 싶다. 신성식님의 말씀중에 소비자의 힘을 강조하시는 부분은 정말 깊게 새겨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나도 ‘합리적 소비를 넘어 윤리적 소비’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자주 하는데 사실 쉽지만은 않다. 그 만큼 골목 상권이 무너졌고 대안이나 선택지가 너무나도 좁아 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속에서 ‘협동조합’은 어려운 길이지만 충분히 현재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협동조합이 만사형통은 아니라며 신중히 고민해야할 여러가지 문제들도 짚어 준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윤리적 소비가 윤리적 생산을 좌우한다.

“신: 누가 처음 한 말인지는 모르겠는데요. 많이 회자 되는 말입니다. 군수물자를 빼고 거의 대부분의 상품은 결국 대중이 소비해야만 생산의 의미가 있어요. 기업의 이익은 최종 소비에 의해 결정됩니다. 소비자가 어떤 물품을 소비할 때 자신만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까지 고려하는 윤리적인 소비를 해야만, 사람들의 일자리와 시민의 삶을 어렵지 않게 만든단 말이죠.

지금은 굉장히 악순환의 구조에요. 가령 지금 제3세계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들의 주요 투자자가 연금이에요. 노동자연금이든 국민연금이든. 그래서 미국을 연기금 자본주의라고 부르죠. 그런데 노동자들의 돈으로 투자를 하는데, 높은 수익을 원하거든요. 보다 높은 수익을 내려고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의 단기이익을 높이기 위해 별짓을 다한다고요.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면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면 담합을 해서 소비자 가격을 높이든가, 운영비용을 줄여 이익을 내려 한다고요. 운영비를 줄이는 것, 결국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죠. 그래서 비정규직 문제, 대량 해고의 문제가 나타나는 거죠.”

-116P 中

 

노동자가 낸 연금이 수익을 내기 위해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태를 모른 척하거나 부추겨서 대량해고와 비정규직을 양산한다. 결국 우리가 낸 돈이 우리의 목줄을 쥐고 흔들게 된다는 것이다.

윤리적 투자, 사회적 투자를 실천하는 노르웨이 국민연금의 예를 들자면 몬산토라는 기업이 8~15세 아이들을 주로 고용해서 마스크와 장갑도 없이 살충제를 뿌리게 했었을때 투자를 철회했다. 일반적인 투자자들은 이익을 냈으니까 넘어가지만 노르웨이 국민연금은 ‘이건 나쁜 짓이다’라며 투자금을 회수해 버렸다. 어떤 기업이 사회적으로 나쁜 짓을 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소비자는 그 제품을 사지 않는 것으로 반응하여 기업이 소비자의 힘을 무서워하고 나쁜 일을 자제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만 선택하게 된다면, 언젠가 그것이 자신의 뒤통수를 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신성식 대표는 말하고 있다. 나는 그 언젠가가 얼마 안남았거나 벌써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연기금도 대기업에 많이 투자를 했다던데 노르웨이 연기금을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요즘 많이 생각하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대다수 서민들이 공부하고 현명해져야 하며 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사회적 모순을 개인들이 떠 안아 힘겨운 삶을 간신히 살아 가야 하게 되고 대물림 될 것이다. 힘 없는 사람들이 서로 보듬어 안고 힘을 보태는 모습이 바로 모두가 주인인 ‘협동조합’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민주주의가 1인 1표제인 것 처럼 혐동 조합도 1인 1표제이다. 돈 많은 사람이 권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평등한 권한을 가진다. 이로 인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활동을 한다. 또한 조합원이 늘어 날수록 점점 혜택이 늘어 나고 물품의 단가도 더 저렴해 진다는 iCOOP의 운영 방침에 대해서 들으면 들을 수록 새로운 시각이 보였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비정규직도 해고도 없다는 말은 정말 꿈의 기업이 아닐 수 없다. 주식회사는 커지면 커질 수록 합병하고 힘과 돈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반면 iCOOP은 지역조합으로 분화하고 권한을 분산하고 책임이나 어려운 일은 중앙조합에서 맡아서 하는데, 조합비로만 운영을 하고 생산지에서 물건을 사온 가격 그대로 소비자조합원에게 판매를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생산자도 조합원이고 소비자도 조합원인 협동조합. 현재는 협동조합법이 바뀌어서 가공품도 취급하고 있지만, 그 전으로 치면 널뛰는 농산물 가격에 불안한 생산자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해 주고 소비자에겐 안전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주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간단한 것 같지만, 이 것을 정착 시키기까지엔 조합원이 협동조합의 주인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교육하고 공유해 나가야 했었다는데 그 어려움은 어느정도 일지 약간은 이해가 갈 것 같다.

솔직히 쉽게 멋드러지게 키울 수 있는 작물을 유기농 무농약으로 전환하자면 힘들고 또 시세가 널뛰어 비싸지면 다른 곳에 납품하고 싶은 유혹도 떨치기 쉽지 않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싸게 파는 물건이 있으면 다른 곳에 가서 사고 싶은게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싶다. 이런 조합원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설득하고 실패하고 또 성공하며 조합비제도를 만들어 내서 어떻게 팔까를 고민하는 모습에서 어떻게 해야 조합원을 늘릴 수 있을까라는 물건에서 사람위주의 고민으로 옮겨오는 과정은 충분히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 소비가 생산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투표가 선거보다 중요한 것은 투표는 연례행사지만 먹고 사는 문제는 매일매일이다. 협동조합의 가치와 이념, 역사를 알고 싶다면 혹시나 협동조합을 생각하고 있다면 가볍고 얇지만 내용은 정말 유기농 농산물 같은 책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를 권하고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좀 책 디자인이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