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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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있는 삶

손학규의 민생경제론

읽던 책을 다 읽고 새로 구입하기 위해 웹 서핑을 하던 중에 이 책이 눈에 들어 왔다.

손학규의 민생경제론 <저녁이 있는 삶>이라..

작년의 대선전에 민주당 대선 후보 중의 한 명으로서 출마의 변 같은 책이겠거니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가 생각하는 민생경제란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정치에 썩 관심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줏어 들은 소리로 끓는 냄비처럼 끓었다 식었다만 반복했지 솔직히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떤 정책을 펼칠려고 했는지 공약집 하나 제대로 읽은 것이 없었다.

손학규 내가 그를 알고나 있었나 싶다. 사실 내가 그나마 조금 아는 분이라고는 문재인님 밖에 없는 것 같다. 박원순 시장님이야 워낙 유명인이시고 페북이고 트위터고 좋아요를 눌러대며 그 분의 멘트와 행정을 보게 되니 제외를 하더라도 정말 고 노무현 대통령님에게 한 표를 던질때 조차도 그를 몰랐을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한 때는 다들 그렇듯이 학생때 시위도 해보고 뜨거운 마음에 전통시장 뒷골목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나라 걱정을 하던 20대 때도 있었는데 어느 새 다 식어버린 가슴에 줏어들은 말만 옮겨 대며 얄팍한 지식이 전부인냥 떠들어 대고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정치도 정치인도 몰랐다.

그런데, 그 분을 내가 즐겨듣던 ‘나꼼수’에서 초대를 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한나라당 출신의 민주당 대표까지 했던 사람. 그 하나의 사실로 나는 선입견을 가져 버렸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렇게 좋은 생각과 비젼을 정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과연 그렇게 올바르고 깨끗하게 서민들과 함께 삶을 살아 왔을까? 민생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서민들의 삶을 정말 이해나 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끊임없이 들었다. 하지만, 좋은 글들과 정책들의 청사진을 보고 있으면서 손학규를 인터넷에 검색해서 뒷 조사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이 책에 들어 있는 그의 진심을 보여 주겠지 하고 생각해 버리기로 했다.

<저녁이 있는 삶> 이 책은 작년 대선 전에 나온 책이다. 손학규 의원이 대선 후보로 거론 될 때 그의 생각과 철학을 이야기한 책이지만, 정치인이라는 배경을 뺀다면 정말 충분히 좋은 경제학 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처음 추천사를 쓰신 최장집 교수와 장하성 교수의 글이 너무 길어서 ‘아이~씨 역시 정치인들이란..’ 무슨 추천사가 논평이야 하고 살짝 짜증스러웠다. 하지만 서문으로 들어 서며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해 말하며 왜 이 책을 썼는지에 대한 부분에서 부터는 정말 내 머리 속에 정리 되지 않고 떠 다니던 철자들이 모여서 단어가 되고 문자이 되어 글로 완성 되는 느낌이 들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 드리겠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제, 사람이 중심이 되는 복지를 말하는 거다. 산업화다 민주화다 하면서 모두가 힘차게 달려왔는데,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다면 누가 다시 뛸 수 있겠는가. 단순히 노동시간 단축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함께 잘살고, 함께 행복할 수 없는 길이라면 일을 줄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없다. 저녁이 있는 삶이 상징하는 것은 결국 민생경제다. 민생경제를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우리는 거기서 출발한다.”

-출마 선언 직후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저녁, 아내와 어머니에게도 저녁이 있는 삶, 아이들에게도 미래의 꿈이 있는 삶을 말하며 ‘정권 교체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풀어 낸다. 2006년 6월 30일 경기도지사를 사임하는 날로부터 백일간의 ‘민심 대장정’을 다니며 민생에서 길을 찾고 민생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복지,노동,의료,교육,협동조합으로 압축된 과제를 공부하기 위해 스웨덴,네덜란드,영국,핀란드,스페인을 다니며 배운것을 토대로 한 그의 정책적 비전과 제시가 나의 요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 주듯이 깔끔하게 쓰여 있엇다.

 

저녁이 있는 삶
저녁이 있는 삶

 

왜 정치인이 경제를 논하고 우리는 정치에 관심을 갖는가?

저자가 말하듯이 정치란 국민들을 잘 살게 해주는 것이라면 필연적으로 경제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 그 경제는 바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자연스럽게 우리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공기 중의 산소와 같은 것일까? 우리는 자유가 있고 정치가 잘 되어 삶이 팍팍하지 않을때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자유가 통제되기 시작하고 삶이 팍팍해 지기 시작하면 정부에 불만을 가지게 되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우민들의 행태를 반복하고 있기만 한다. 그 속에서 영리한 사람들은 정치를 경제를 자신의 부와 권력을 늘리는 수단으로 남용하게 되고 그 것을 대부분의 서민들에게는 ‘경제성장’을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고통’이기 때문에 ‘인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백성들은 가난한건 참아도 불평등한건 못참는다.”라는 어느 시민의 말에 공감을 하며 지난 5년 동안 MB정권 아래 더욱 더 심해진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 실업 문제 등등 뉴스에서는 어느 대기업이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어느 한 편에선 최저임금도 못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넘쳐 났다. ‘그나마 일 할데라도 있는게 어디냐’ 라는 말이 정치인이나 기업주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정말 비열한 것이라는 생각에 나도 공감한다.

외국인이 본 우리나라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한다. 3명이서 일할 것을 2명이서 일하기 때문에, 2명은 힘들어서 불행하고, 1명은 일자리가 없어서 불행하다고 한다. 저자는 기본임금이 적기때문에 그 부족분을 연장근무로 메꾸어야 겨우겨우 먹고 살 수 있는 저질의 일자리만 양산하는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복지와 고용 부분을 읽으며 정말 많은 공감이 갔다. 고용복지라는 말도 요즘에 많이 듣게 되는데,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곧 복지라는 뜻이겠다. 이것은 실업률을 줄여서 일을 하게 함으로써 세금도 더 걷어 들이게 되고, 또한 실업수당 및 여러가지 세출도 줄이게 되어 국가재정이 더욱 더 건강하게 되는 정책인 것이었다. 단순히 ‘아이고 실업자들이 줄어야 할텐데’ 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구체적인 설명으로 보여주니 아주 의미있게 들여다 본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노동시장과 노사 관계의 민주화 부분에서 노동자의 차별 시정 정책을 말하는데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를 꼽자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같은 것을 들 수 있겠다.

유럽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다

선진 유럽의 국가들을 돌면서 정책을 공부하며 풀어 놓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 두 딸아이들 때문에 교육부분과 요즘 아주 관심이 많아진 협동조합에 대한 부분이 좋았다. 교육의 선진국이라는 핀란드는 정말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나라가 아닐까 싶다.

<핀란드와 한국 학생들의 학습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콜라 캔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놀면서 공부해 세계 1위를 하는데, 우리는 노예와 같은 생활을 강요받으며 1위를 한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는 자명하다. 교사들이 교과과정을 스스로 정하고 학생들은 노는 듯이 공부하는 그 창의력과 경쟁력을 어떻게 우리 사회에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 3부 유럽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다 中

예전의 우리나라도 핀란드 처럼 교육을 했었다. 서당에서 동네 아이들이 모여서 서로 같이 공부하며 협력하면서 나이많은 사람은 동생들을 이끌줄도 알고 어린 사람들은 어른을 공경할 줄 알며 그렇게 덩어리로 모여서 삶과 학문을 배웠다. <행복의 경제학>에도 나오는 서구의 선진화된 문화가 유입되면서 그런 문화들이 깨어지고 아이들을 나이순으로 나누게 되니 자연스럽게 서열이 생기게 되고, 그 학교에서 가르친다는 것이 ‘너희들 공부 못하면 농사나 진다.’라는 식의 말들로 자신의 부모들과 자신의 나라와 황토색의 피부를 마음 깊숙한 곳에서 부터 경멸하게 되고 서구의 문화와 하얀 피부와 서양의 문화가 최고인 걸로 생각하며 경쟁 속으로 뛰어들게 되었다는 글이 떠올랐다.

어디서 부터 잘 못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이들에게 뺏지 말아야 할 것을 우리는 ‘다 너희를 위해서, 너희를 사랑해서’라며 뺏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본다.

<행복의 경제학>을 보면 나이순으로 학년을 나누는 데서 부터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한 부분에서 공감했었는데, 핀란드의 교육 모습을 보니 더 확신이 들었다. 또 핀란드의 선생님들은 사회적 존경과 자부심이 대단하다는데 확실히 우리 나라랑 다른 부분인 듯 싶었다. 그 정도 대우는 보장해 줘야 훌륭한 능력의 선생님들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저녁이 있는 삶,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런 정책과 비전을 가진 정치인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 분의 행보를 앞으로 눈여겨 봐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설마 “후보경선에서 떨어졌기때문에,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했기 때문에 안합니다.”라고 하지는 않으시겠지. 이 좋은 비전과 정책들을 국민들에게 선물해주기 위해 발에 땀나게 현장으로 서민의 삶으로 뛰어다니시길 바래본다.

GDP는 계속 올라가고 연일 사상최대의 매출갱신에 가려진 힘겨운 서민들에게 정말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