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좋은 걸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먼저 돼야 하지 않을까?

여자가 좋은 걸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먼저 돼야 하지 않을까?

여자가 좋은 걸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먼저 돼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머리속에 맴돈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말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맴도는 생각을 고이게 놔둘수만은 없어서 몇 자 초고로 적어 내려가 보고자 합니다. 생각의 흐름대로 쓰는 초고 개념의 글이기때문에 조금은 두서 없을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제 나이가 이제 40대 중반을 향해서 달려 가고 있는데요. 우리 시대때는 확실히 그랬고, 지금은 조금 옅여지긴 했지만 그래도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자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항상 여성들이 힘든일이나 사고를 당하게 되면 이렇게 말을 하곤 하는데요.

“싫으면 싫다고 완강히 부인해라.”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여성은 싫다고 말하는 것보다 수긍하도록 가르쳐왔고, 싫다는 표현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표현하게끔 하였습니다. 이건 아랫사람들이 가져야 할 예의라는 개념으로 포장되어 강요되어 왔지만 여성들에게는 더 심했죠.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여성은 싫다고 말하면 버릇 없거나 사회생활을 못하는 여성이 되고, 막상 사고를 당하면 자신의 주장을 정확히 하지 않은, 때론 일단 꽃뱀으로 몰리기까지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비난을 받더라도 좀 더 완강히 거부하라. 싫다는 것을 정확히 표현하라고만 사회는 이야기하곤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시대가 변해가고 사회적 수준이 높아짐으로 남성들의 생각이 바뀌어 가고는 있지만, 어렸을때부터 “남자는”으로 시자하는 교육을 당연스럽게 받아 왔던 한국의 남성들은 무의식의 삶속에 특권을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살던대로 살았는데 어느 순간 나쁜 놈이 되어버린거죠.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좋지는 않겠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연함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인데 달라진 사회때문에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남자도 어느 정도 사회교육의 피해자일수도 있고, 또 그래서 사회교육, 공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여성이 싫은 것을 강하게 싫다고 하는 걸 배우는 것보다 먼저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해도 아무렇지 않은 사회가 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무슨 말이냐 하면, 예를 들면 여자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같이 자자고 이야기를 한대도 그게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는 헛소리가 있습니다. 연애는 프리섹스를 지향하는 여자와 하고 결혼은 순진한 여자와 하라는 이야기는 이런 한국남자들 혹은 한국사회의 모순적인 내면을 잘 나타내주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여성은 본능적으로 좋아도 싫다고 해야 순진하고 좋은 여성이 되고, 거부의 정도로 좋음을 표현하게 됩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남성은 눈치게임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예전에 이런 코미디가 있었죠. “오빠, 금 넘어 오면 짐승”이러고 넘어가면 짐승이고, 안넘어가면 눈치 없는 병신이 됩니다. 결국 한국남자들은 잠재적 성범죄자의 테두리에 갖히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여성이 좋다면 좋다고 표현하는 것이 남자가 여자에게 고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그래서 “속으론 좋으면서~” 따위나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따위의 말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회가 우선시 되야 여자가 “싫다”고 말하면 그것이 온전히 “싫은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이것 또한 한국남자들의 생각이 한 발 더 성숙해져야 되는 문제겠네요.

 

요즘 트위터를 하다 보면 남혐이니, 여혐이니 하는 혐오의 발언들이 너무 많이 눈에 뜨입니다. 심지어 어떤 여성은 자기 아버지한테도 페미니즘으로 혐오의 발언을 뱉어 내더군요. 생각은 자유로울수 있지만 그것이 입 밖으로 나올때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에티튜드는 말을 담는 그릇인거죠. 그릇이 쪽박이면 아무리 좋은 생각도 줄줄 새어 상대방에게 가서 닿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윗세대 기득권에 의해서 차별을 당하고, 또 그 중에 여성이 차별을 당하고, 또 그것이 더 약한 사람들에게 칼날이 되어 휘둘러지는 사회는 절대로 건강해 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힘들더라도 서로 존중하고, 시대를 인정하고, 혐오의 발언을 거둘때 조금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첫발은 여성이 좋은 걸 좋다고 말하듯 자신의 생각때문에 누군가에게 차별을 당하지 않고, 그 다양함이 당연함으로 받아들여질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싫다고 말하는 것을 가르칠것이 아니라 좋은 걸 좋다고 말 할 수 있도록 말해주는 사회가 먼저 되야 할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