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2017

택시운전사 2017

택시운전사 2017
늦었지만 아내와 함께 80년 광주로 가는 택시를 올라탔습니다. 택시는 낡았지만 기사님의 운전솜씨는 좋더군요. 택시가 낡아서 그런지 이동중에 덜덜 거리기도 하고, 고장도 났지만 주변 사람들이 도와줘서 무사히 광주에 갔다올수 있었습니다.

좋은 영화고 의미있는 영화였다 말씀드릴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극장에서 내릴때가 다 됐고, 수 많은 관객들이 봤기에 굳이 어떤 평가를 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그 이상을 뛰어넘는 무엇인가가 없다는 점에서는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습니다.

큰딸과 어머니까지 영화관에 잘 가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극장으로 불러 들였고, 아내가 개봉당시부터 보고 싶어 했는데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이유는 딱히 영화때문은 아니고 극장때문이었습니다. CGV는 좌석에 따른 차등요금제 같은 것 따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메가박스는 영화상영 전 너무 과도한 광고를 봐야하는 점 때문에 피곤했습니다.

거기에 사람이 꽉 차면 왜 꼭 내 옆자리 관객은 기본 에티켓도 없는 사람만 걸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맨 정신에도 비매너들이 많은데 극장 매점에서 맥주까지 판매를 해대니 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관객이 텅 빌 정도의 막 내릴때쯤 봐야겠다 생각을 했고, 결국 거의 막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마음에 들건 그렇지 않건 이런 영화는 그래도 극장에서 봐줘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게 생겨서 꼭 극장에서 보는 편이거든요.

 

사진출처: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사진출처: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이 영화이 내용은 80년 광주에 아무것도 몰랐던 택시운전사가 외신기자를 태우고 광주에 내려갔다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되면서 느껴지는 감정을 담았습니다. 광주를 바라보는 외부인의 시선을 담았다고 할 수 있죠.

앞서 비유적으로 말씀드렸지만 기사님(송강호)의 운전솜씨(연기)는 좋았습니다. 어떤 분은 광주를 떠나오기전 유해진에게 미안해하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말씀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동감하는 바이고요.

하지만 택시가 낡았듯이 영화는 너무 과도한 신파와 티가 나는 허구를 붙여 넣음으로써 영화적 완성도의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게 됩니다. 감독은 다른 부분과 결이 다르지만 당시 광주의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그 영상이 세계로 나올수 있었기에 표현했고 좋게 봐달라고 했다지만 좋은 장면은 좋게 봐주려고 해서 좋아지는게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송강호와 류준열을 빼고는 다들 교육방송 분위기의 영어연기와 어색한 사투리들은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어떤 분들의 말씀처럼 광주의 실상을 좀 더 넣어줬더라면, 혹은 영상촬영 장면에서라도 조금 더 삽입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의미와 실화의 바탕이라는 점을 빼고 나면 꼭 훌륭하다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그 자체가 대단한 것이기에 떼고나서 생각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만, ‘변호인’ 같은 영화와 비교가 되는 부분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꼭 덧붙일 이야기는 아니지만 마지막 빠져나오는 장면에서 서울번호판을 보고도 보내주는 역할의 엄태구를 굳이 기사화까지 해서 여기저기서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밀정’에서 그의 연기가 상당히 거슬렸었기에 그의 카리스마 어쩌고 하는 연기는 모르겠고, 그의 쇳소리 가득한 목소리는 감정을 잘 표현하거나 연기의 폭을 확장시켜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설사 거기서 미친 연기력을 선보였다고해도 ‘택시운전사’에선 대사 몇 마디 하는 ‘단역’ 혹은 거의 엑스트라에 가까운데 뉴스 기사화까지 하면서 띄워주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밀정’에서도 과하게 그를 언론이 칭찬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었지만 그래도 거기선 큰 비중이 있었기(연기력에 비해서 과도하게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생각함)때문에 어느 정도 인정했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해가 안갑니다.

이렇게 말을 싸질러 놨다가 그가 뜨면 엄청 창피하겠지만 지금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뭐 하정우 같은 사람도 ‘잠복근무’ ‘구미호가족’ 같은 영화에서 연기를 보면 썩 그럴듯 하지 않았으니까요. 앞으로 그의 발전은 알수 없지만 현재는 과도한 관심 같아 보여서 불편합니다.

이야기하다보니 사족이 길어졌습니다. 극장에서 놓치신 분들은 IPTV로 챙겨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광주를 알지만 다큐멘터리영상은 두려워서 못보시는 분들께도 의미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영화가 많이 생겨서 책임자가 아직도 떵떵대고 잘살고 있는 현실이 조금이라도 바뀌길 기대해봅니다. 대통령 바뀌니까 이런 영화도 나오고 좋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