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Okja 2017 – 마냥 재밌게만 볼 수 없었던…

옥자 Okja 2017 – 마냥 재밌게만 볼 수 없었던…

옥자 Okja 2017 – 마냥 재밌게만 볼 수 없었던…
상영방식때문에 논란이 일었던 옥자를 보았습니다. 사실 본 지는 며칠이 지났는데요. 항상 리뷰는 기억이 가물해질때 즈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디테일한 부분들은 잊어 버리고 느낌만이 남아 있을 때 되새김질 하듯이 영화를 생각해 봅니다.

상영방식 논란은 많이 알려진 대로 제작사인 넷플릭스쪽에서 극장과 인터넷 동시 상영을 요청했더니 국내 대형극장 체인점에서 극장 먼저 개봉을 요구했고, 그것이 거부되자 상영을 거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옥자는 꽤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대형극장에선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대형극장들의 횡포를 여지 없이 드러낸 사건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리에 따라 가격을 따로 받기도 하고, 동시에 가격을 올리기도 하고, 멀티플렉스라고 하면서도 하나의 영화가 여러 관을 차지하고 관객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죠.

 

옥자 스틸컷
옥자 스틸컷

사실 영과관은 아쉬울게 없을 것 같습니다. 배급사가 영화관을 소유함으로써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위주로 상영을 하고, 비싸게 받으며, 오지 않는 사람들은 다시 인터넷 TV로 팔아 먹으니까요. 거의 독점 시장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극장 관객에 대한 아쉬움이 덜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불법다운유통때문에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유통하는 사이트를 상대로 손배를 벌여 이득이 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었습니다. 여하튼 이런 부분은 소비자들의 인식도 문제겠지만 배급하는 사람들의 문제도 없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적절한 가격에 절절하게 서비스가 된다면 극장에, 혹은 집에서 유료로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입니다.

 

옥자 포스터
옥자 포스터

옥자의 예고편을 봤을 때 스티븐 연의 모습은 반가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 중의 하나였죠. 그가 워킹데드에서 너무 비참하고 갑작스럽게 하차함으로 아쉬움이 컸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 영화에 나온다니 좋더라고요. 영화에서 그는 통역사로 나오고 유머러스한 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장면들이 다 좋았는데 그가 리더에게 구타를 당하는 모습의 연출은 아쉬웠었습니다. 그가 워킹데드에서 머리를 맞고 죽었던 모습이 겹치기도 했지만(이건 분명 영화와 상관 없이 워킹데드에서 그의 역할에 제가 많이 빠져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동물애호단체의 리더가 그의 잘못에 격분하며 폭행을 하는 모습이 많이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젠틀했던 리더가 무슨 히스테리컬한 조폭 두목처럼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설득력이 좀 떨어 졌습니다.

 

옥자 스틸컷
옥자 스틸컷

옥자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대형으로 사육되고 살육되는 동물, 그 중에 특히 돼지를 소재로 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자체가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어서 그런 면도 있지만, 우리 안의 무엇인가를 비춰주고 있는 것 같아서 소리 내 웃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영화적 긴박감이 떨어지는 것은 이런 류의 영화치고는 저예산이라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네요.

주인공 미자역의 안서현은 처음 보는 것 같았는데 연기를 잘 하더군요. 필모를 찾아 봤더니 상당했습니다. 내공이 만만치 않은 배우라 그런지 CG와 했을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라웠습니다. 옥자와 더불어 나오는 씬이 많았는데 어찌나 자연스럽던지 신기했습니다.

생명에 대한 경시, 인간의 욕심, 자본주의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돈 때문에 생명을 팔고,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하고, 다시 어떠한 노력을 해도 쉽지 않았던 것이 돈으로 해결이 되는 그런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영화는 유쾌하게 그려지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단순히 즐기기만 하기엔 무겁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는 만화 ‘코난’이 떠올랐습니다. 시골 소녀가 거대한 자본에 맞서 뛰어 다니며 액션을 하는 모습과 그녀의 머리 스타일이 꼭 코난과 포비를 떠올리게 하더라고요. 곳곳에 만화적 상상력과 유머가 숨어 있기도 했고요.

엔딩도 허무함과 동시에 희망을 던져 주고 있고, 여러가지로 잘 만든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번 옥자 상영 문제를 계기로 한국에서 영화 배급에 관한 방식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남 보다 먼저 보는 것 이외엔 제공할 서비스가 별로 없다면 영화관도 반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자세로 극장에서 불쾌감을 유발하는 소비자들의 의식수준도 개선되야겠죠.

솔직히 개인적으론 오래 기다렸던 영화가 아니라면 집에서 보는 것이 훨씬 영화에 대한 좋은 경험을 준다고 봅니다. 좁은 좌석, 불이 꺼진 후 늦게 입장하는 관객들, 앞 좌석에 발을 올려 놓는 무개념한 인간들,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집중을 방해하는 사람들, 많은 이유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오면 불쾌한 경우가 많거든요. 무섭게 치고 오른 관람료에 비해 말입니다.

영화는 넷플릭스 가입만 해도 공짜로 볼 수 있습니다. 무료 이용권을 주거든요. 불법 다운로드 시장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인식의 문제도 있지만 적절한 가격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부분은 가볍게 풀어 낼 부분은 아니라서 나중에 따로 글을 써야겠습니다. 형식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내용도 사회를 비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로 유쾌하게 풀어 낸 영화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꽤 잘 만든 영화입니다. 감사합니다.

**** 사진출처 : 영화 ‘옥자’ 스틸컷과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