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소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소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소설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는 저에게 김영하라는 사람은 어느 채널의 강의를 담아 돌아 다니는 짤방으로 다가 왔습니다. 그가 청소년들에게 하는 말 “어차피 다 잘 안되니 하고 싶은 일이라도 하라”는 말은 청년이 아닌 저에게도 많은 울림을 주었고 아이에게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살게 해주어야겠다는 부모로서 다짐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정확히 그렇게 말했는지도 사실 가물거리기는 하지만 그는 자신이 글을 쓰고 사는 것은 어느 정도 사회 상황과 운이 따라 줬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요즘 시대의 청년들은 실패하면 다시 일어 서기가 힘들기 때문에 좋아하지만 불안정한 삶이 될 수도 있는 어떤 일에 모험을 걸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노력하라’는 말이 얼마나 어른으로써 무책임하고 상처주는 말인지도 말이죠.

아마 그 때 ‘이런 사람이 쓰는 소설은 어떤 글일까?’하는 궁금증에 “살인자의 기억법”을 사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소설은 베스트셀러였던 것 같기도 하지만 딱히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기시감도 느껴졌고, 중반 어느 부분 이후론 톱니이빨이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 그랬습니다. 다만 김영하의 소설을 두 권 읽고 나니 ‘참 잘 읽혀지는 글을 쓰는 구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오직 두 사람”도 다시 그의 모습을 “알쓸신잡”에서 보면서 그의 말에 반해서 알라딘 어플에 쏙 담아 두었다가 구매해서 한 숨에 읽어 버린 책이 되어 버렸습니다. 글 보다 사람이 좋아서 소설책을 사서 볼 수도 있으니-사실 제가 책을 사서 읽는 기준이 거의 그렇기는 합니다. 어떤 사람이 좋아지면 그의 책을 읽고, 그의 책에서 참고한 책이나 추천하는 책을 따라 가며 읽거든요.- 글쓰는 사람은 자신의 삶과 쓰는 글이 일치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소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소설

소설 “오직 두 사람”은 장편소설이 아니고 단편 소설을 하나로 엮은 책입니다. 저는 정보가 없이 구입을 해서 읽었기에 첫 작품인 동명의 “오직 두 사람” 편을 읽고서 말끔하지 않은 결말에 다음 편들이 엮여서 하나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다음 편을 읽고서 전혀 아닌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단편들의 모임. 여러 감정들의 파편. 누군가의 기억의 언저리를 잠시 훔쳐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한 권의 책이었습니다.

책은 “오직 두 사람”, “아이를 찾습니다”, “인생의 원점”, “옥수수와 나”,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 “신의 장난” 이렇게 7편의 단편들로 묶여 있습니다. 대부분 좋았지만 저는 그 중 2015년 김유정문학상을 받았다는 “아이를 찾습니다”가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서 그럴수도 있지만, 아이를 잃어 버리고 삶이 무너지고, 아이를 찾은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주인공의 삶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도 아이가 없는 삶이란 생각할 수도 없고, 생각하기도 싫은 것입니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소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소설

소설가 김영하의 편안한 말과 표정과는 다르게 읽었던 두 권의 책에서 그는 감정을 극도로 긁어 버리는, 혹은 세계관을 흔들어 버리는 이야기를 쓰기도 합니다. 온순해 보이는 그의 모습과는 다르게 잔인한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하죠. 개인적으론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장면들도 더러 있기도 하지만, 그것은 또 저 같은 사람들에겐 익숙한 소재를 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책의 단편들 속에는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겉표지에 써 있는 멘트 “우리는 모두 잃으며 살아간다./여기,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그 이후’의 삶이 있다.”라는 글처럼 각각의 소설속에는 누군가의 죽음, 소중한 것의 상실, 일상에서의 괴리 등이 담겨 있습니다. 각별했던 사람이 죽기도 하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를 잃기도 하며, 도덕성을 잃고 예술에 몰입하는 감각의 끝을 추구하다 자신의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고 있자니 내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더러운 욕망 같은 것이 움찔대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드는 감정은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 지, 내 곁에서 함께 하고 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고마운 지 였습니다. 

두 시간 정도의 독서로 한 바탕 먹먹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지나고 나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무슨 교훈을 주거나 하는 글들은 아니겠지만 저는 그랬습니다. 소설가에겐 미안하지만 아직 그의 글이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유시민과 마찬가지로 그가 같은 예능에 나와서 던지는 건강한 말들이 그의 글을 궁금하게 하는 수준입니다. 다만 유시민작가는 쉽게 풀어서 하는 이야기에 비해 책은 그렇게 쉽게 읽히지 않는 편이고, 김영하 작가의 글은 단 숨에 읽힌다는 차이는 있습니다. 어느 정도 재미도 있고 말입니다. 이 소설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단편들의 모임이기때문에 짧은 호흡으로 끊어서 읽기에도 좋습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독서율이 아주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하는데요. 책 좀 읽기 시작해야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가볍게 시작하기 좋은 책 같습니다. 그럼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