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현, 두 도시 이야기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왠일로 아내가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봐줘야지”라며 따라 나섰다. 얼마 전 <자백>은 금방 상영을 내려 챙겨 보지 못했는데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꽤 상영을 하고 있었다. 그래야 손님 없는 월, 화 요일에 많이 잡아 준 것이겠지만 개봉한지 좀 지났는데도 아직 상영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요즘 터져 나오는 민심에 멀티플렉스 상영관도 눈치를 보는 것일까? 여하튼 극장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는 크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영상과 고 백무현님의 영상, 그리고 현재를 살아 가는 사람들의 대화를 담고 있었다. 포장마차에서 한 무리, 이이제이 안가에서 한 무리의 대화.  노무현을 그리워하며 대화하는 그들에게 진심이 묻어 났다. 하지만 그 장면 때문인지 노무현의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엔 노무현의 분량이 아쉬웠다. 굳이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대담보다는 두 무현의 이야기를 더 담아 냈다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영화는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하며 추억하는 액자 형식으로 담아 내어 영화적 표현을 하려 했지만 다큐멘터리 영화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무현을 그리워 그의 향기를 맡고 싶어 극장을 찾은 사람을 채워 주기엔 조금 부족하고 어설픈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아쉬운 지점이었다. 좋았던 점은 생각지도 못했던 백무현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의 죽음 또한 안타까웠다.

여하튼 이런 영화가 제작되고 영화관이 걸린다는 것은 좋게 평가하고 싶다. 이렇게 시작 되어 좀 더 깊이 있게 노무현과 노무현의 시대를 다시 평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페북을 하다 보면 오바마의 소탈한 모습을 찍은 기사를 링크하며 부러워 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는 이미 그 보다 더 소탈하고 서민적인 대통령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우리는 어쩌면 다시는 가지지 못 할 대통령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

사진출처: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포스터
사진출처: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포스터

그 분의 살아 생전 권위 없는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백무현님이 노무현님을 그리워 하며 울컥하는 순간부터 영화 전반 내내 속절 없이 눈물이 났다. 딱히 슬픈 장면도 없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 지 모르겠다. 소리 내어 울고 싶은 기분도 들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아내도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치는 것 같았다.

영화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겠지만 기록의 의미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노무현은 죽은 것이 아니라 우리 가슴 속에 살아서 더 좋은 세상을 향해 함께 가고 있다는 의미의 노인의 말씀에 동의한다. 살아 생전 그를 몰랐고, 그가 죽은 후에서야 언론들이 깎아 내렸던 ‘대통령치곤 가벼움’이 ‘소탈하고 서민적인’ 모습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립고 그립다. 마지막에 노인은 우리가 또 이런 대통령을 가질 수 있겠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야 한다고 답한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박근혜 당선확정 멘트를 보고 지난 대선 날 끊었던 술이 오늘은 마시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