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관람 후기

인페르노 관람 후기

인페르노 관람 후기
인페르노를 보고 왔습니다. <다빈치코드>와 <천사와 악마>를 본 분들이라면 볼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댄 브라운의 소설 속에서 느껴지는 예술과 문학 작품, 그리고 과학과 역사에 대한 지식은 존경을 넘어 경외스럽기까지 하니까 말이죠. 이 영화 또한 아름다운 도시들과 예술 작품들을 보여 주는데 있어서 충분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테의 지옥은 소설이 아니라 예언이다!’라는 문구에서 기대하게 한 미스터리는 영화에서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소설을 읽으신 분들은 소설의 내용을 영화에서 충분히 담지 못했다고 안타까워 하시던데 필자는 소설을 읽지 않았으니 알 수가 없네요. 하지만 그의 전작을 읽어 봤기에 영화가 소설에 비해 한참이나 못 미칠 것 같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보게 됩니다.

 

사진출처: 영화 <인페르노> 포스터
사진출처: 영화 <인페르노> 포스터

영화가 소설에 한참 못미치는 지 그렇지 않은 지는 모르겠지만 기대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하고 이전 작품들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도입부의 기억이 혼동 될 때의 그 편집과 긴장감은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야기가 괘를 맞추며 풀려 갈 때의 그 쾌감은 높지 않았고, 중후반에 기억이 돌아 오면서 미스터리가 풀리고 해결가도를 달리기 시작할 때의 긴장감은 높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인류의 절반을 죽일 수 있는 바이러스의 정체가 비닐봉지 안에 담겨 있다니… 이건 없어도 너무 없어 보이는 설정 아닌가요? 돌아 오는 길에 아내가 어찌나 웃으며 비웃던지. 예산을 너무 앞부분에 사용해서 뒤에 돈이 떨어졌냐면서 말이죠.

영화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재벌이자 인구의 번식으로 인한 종말이 가까워짐을 경고하던 한 남자가 인구의 절반 이상을 죽일 수 있는 바이러스를 유포시키려고 계획을 합니다. 그가 누군가에게 쫒기다가 죽음을 맞게 되고, 그 계획을 누군가에게 이어서 하길 원합니다. 그 계획을 막기 위해 전작에서도 등장했던 로버트 랭던 교수 역의 톰 행크스가 고대미술작품에 숨겨 둔 미스터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죠. 나름 반전도 있고 초반의 빠른 진행도 좋았지만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버립니다.

마지막 장면의 바이러스 비닐봉지는 둘째치고, 그런 신념이라면 그냥 바이러스를 풀면 되는 것이었고 죽으면서 누군가에게 대신 맡겼다면 좀 더 직관적인 메시지를 보내도 될 텐데 굳이 전문가가 나서야 알 수 있는 그런 수수께끼를 남기는 것도 너무 억지스럽습니다. 그리고 그전작품들에서 보여 주었던 역사 속에 숨겨진 메시지나 종교계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진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그냥 미술작품에다가 암호문구를 적어 놓은 것들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덕분에 아름다운 풍경과 미술작품을 영화에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단테의 작품이 등장한다는 것 외에는 사실 단테와 별 연관도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바이러스를 유포시키려던 조브리스트의 하부 조직에서 일하던 해리 심 역의 이르판 칸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그는 필자에게 있어서 신스틸러였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혹시 그가 살아 남지 않았을까 하면서 기대를 했었으니까요. 이유는 뭐랄까요. 김병옥 씨가 영화 내내 생각이 나서 그랬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나 닮았는 지… 영화 속 캐릭터와 연기스타일도 비슷하더라고요. 다시 생각해도 재밌습니다.

여하튼 영화는 액션 스릴러로 보기엔 볼 만 합니다. 하지만 전작에서 느꼈던 미스터리는 느끼기 힘든 수준이었고요. 이야기의 설정도 무엇인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 전의 작품들을 빼고 이야기한다면 어땠을까요? 재밌다고 할 만한 수준일 수도 있겠지만 이미 보고 기대했던 필자는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네요.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라고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