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키타가와 에미 소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키타가와 에미 소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키타가와 에미 소설
그냥 힐링에세이라고 생각하고 구입했었다.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라는 책과 비슷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책도 읽으며 내 마음속의 말을 뱉어 놓은 것처럼 힐링이 되었으니 이 책도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은 기대와는 다르게 소설책이었고, 또 다른 의미로 감동을 주었다. 책을 손에 들고 펼치자 손에서 떼기가 힘든 공감이 펼쳐졌다. 생산직 노동자인 나와는 다르게 영업직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했지만, 지금 청년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녹여낸 소설속 주인공의 이야기는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월요일은 죽고 싶고, 화요일은 아무생각도 하기 싫고, 수요일은 가장 처지고, 목요일은 조금 편하고, 금요일은 조금 기쁘고, 토요일은 가장행복하고, 일요일은 다음 날은 생각해서 괴롭고,의 무한 반복인 직장인의 생활. 이런 직장생활에 찌들어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인 아오야마 앞에 갑자기 나타난 친구 야마모토로 인해 이야기는 펼쳐진다. 이 친구로 인해 아오야마는 희망을 가지고, 삶의 활력을 되찾게 되지만, 또 다시 역경이 찾아 오고, 친구라고 생각했던 야마모토는 사실 친구도 아니었으면서 그에게는 감춰진 비밀이 있었다.

소설이라 결론을 말하면 김이 빠질수도 있기에 궁금하시면 책을 사서 보시길 권해 드리고 싶다. 다만, 다소 자극적인 책 제목처럼 직장을 때려치라는 이야기가 자기계발을 해서 직장을 때려치고 새로운 곳을 알아 보라는 류의 무책임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말씀드린다. 요즘 청년들은 오로지 한 곳(좋은 직장을 얻는 것)만을 바라 보며 어렸을때부터 키워지고 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키타가와 에미 소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키타가와 에미 소설

꿈이란 것도 이제 장래 직업이 되어 버린 시대. 이런 시대에서 좋은 스팩을 쌓고 사회에 나왔는데도 직장 구하기란 쉽지가 않다. 간신히 구한 직장을 힘들다고 때려 칠 수 있을까? 그렇게 때려치면 근성 없는 놈이라고 다른 직장에서 받아 주기는 할까? 소설은 주인공을 통해서 요즘 청춘들의 막다른 절벽에 놓인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그런 청년들을 구해주지 못해서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우리는 자식세대들에게 너무 퇴로를 막아 놓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모 세대처럼 “힘들면 돌아 와도 괜찮다”고 말해주면 될텐데 “이런 것도 못하면서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래?”라고 다그치기만 했던 것은 아닐까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직장이고, 학교생활이고, 생활을 하다 보면 죽을 만큼 힘들 때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던지는 한 마디 문장이 바로 제목인 것이다. 

“직장을 때려치는 것이 복잡해? 죽는 게 복잡해?”

나 같은 것은 죽어 없어져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가족이란 의미를 되새겨 주기도 한다. 사람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부모라는 존재를 살다 보면 쉽게 잊어 버리기도 하지만, 누구나 당신의 빈 공간을 슬퍼할 사람은 존재 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살아 남은 사람들의 슬픔의 무게는 엄청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미스터리한 초반부를 지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후반부, 그리고 행복한 결말이 잔잔한 여운을 주는 좋은 소설이었다. 피곤에 지친 직장인들이라면 마음에 위안을 받을만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편집의 오류인지, 책 뽑기가 잘 못되서 그런지 후반부의 여러 페이지가 섞여서 있어서 읽기가 불편했다. 책이 별로였다면 화가 나서 환불이나 교환을 요청했겠지만, 집중해서 읽고 있던터라 그냥 다 읽어 버렸다. 인쇄물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행복한 시간을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