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요즘 많이 덥다. 육체노동자이기때문에 더 덥다. 육체노동자이면서 주제넘게 블로그를 하고, 웹페이지를 운영하며, 틈틈이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요즘엔 스톡사진을 공부한다고 또 시간을 쪼갠다. 그러다 보니 잠이 부족하고, 더위에 쉬이 지쳐 버리곤 한다. 그러다 보니 짜증이 알게 모르게 많이 나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한 없이, 무제한의 용량을 지닌 것은 아니라고 한다. 휴대폰의 배터리처럼 일정 정도 사용하면 충전을 해 줘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못하고 계속 사용만 하다 보면 방전이 되서 어느 순간 축 늘어져 버리고 만다. 축 늘어지기라도 하면 다행이지. 자신의 짜증을 남에게 풀어 대기라도 하면 뒤에서 ‘개객기’소리를 듣게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더위에 짜증이 상시적으로 올라 오다 보면 이게 짜증을 내야 맞는 것인지 참아야 맞는 것인지 헤깔릴 때가 있다. 지적질을 해줘야 할 것 같기도 하다가도, 귀찮기도 하고, 참고 넘기기엔 내 속이 닭가슴이라서 말이다. 더위가 가시면 사라질 아지랑이 같은 짜증이라면 화내고 나서 그 민망함을 어찌 감당을 할 것인가 말이다. 집에서고 직장에서고, 이래저래, 아들로, 남편으로, 아빠로, 부하직원으로, 직장상사로 여러 직책에 어느 포지션에 나를 두어야 할 지 난감한 요즘이다.

여하튼 사람 마음의 용량이 어쩌고, 짜증이 어쩌고 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렇다. 사람 마음의 용량이 한정되어 있는데 짜증으로 다 소모해 버리고 나면 사랑할 힘도, 즐길 마음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나처럼 직장보다는 다른 곳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 의미를 찾아 다닐 체력과 마음을 짜증으로 다 낭비해선 악순환의 반복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게 내 마음대로 되냐고? 모르시는 말씀. 사람이 태어나서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은 오직 하나 밖에 없다.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이다. 살다 보면 내 몸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물며 남이 내 마음에 얼마나 들 것이며, 내 마음처럼 될 리는 애당초 없는 것이다. 그런 남을 마음대로 수족처럼 부리려고 하면 될 리가 있나. 그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내 마음대로 되는 한 가지는 오직 내 마음뿐. 아마 내가 몇 권 남짓의 자기계발도서들을 읽으면서 건진 단어였던 것 같다. 가끔 화가 날 때나 내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아내와 네버엔딩스토리로 도돌임표 싸움을 벌일 때 한 번 되새겨 보는 말이다. 남에겐 관대하고 자신에겐 철저하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누진세만 아니어도 더운 밤 이런 헛소리글은 쓰지 않았을텐데… 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