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기시미 이치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기시미 이치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기시미 이치로
이번 주 수요일 이후 며칠간 나를 지배하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짜증과 분노였던 것 같다. 자세히 이곳에 글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고도 최소한의 책임이나 해명을 하지 않는 자들이 뻔뻔하게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로 오히려 무슨 일이냐고 묻는 나를 손가락질한다. 나는 애정이 있었기에 최소한의 미안함이나 부끄러움이라도 그들의 얼굴에 있었다면 얼마든지 이해해줄 준비가 됐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그들의 사과를 구걸하는 입장까지 된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정권의 누군가들처럼 일말의 책임감도 없는듯한 표정으로 질문하는 나의 입을 막으려고만 했다. 이런 자들과 대화를 하려고 하니 말이 통할 리가 없고 분노만 쌓여 갔다.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란 없이 최소한의 부끄러움조차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그들과 한 공간에 있자니 짜증스러울 따름이었다.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책임의 소재를 떠 넘기며 사과는커녕 오히려 직장 안에서의 위치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통해 압박하는 모습이나 자신과 의견이 다르고 나와 뜻이 같은 사람들에겐 돌아다니며 조용히 있으라고도 했다고 한다. 개인적 행동으로 보이지만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그들과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현재 우리 회사의 노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핵심이라는 게 불행하다. 발전하기 위해 공부는커녕 몰려다니며 편가르고 권력을 위한 다툼만을 일삼는 그들의 모습이 이제는 지겹기까지 했다. 학생일 때 집회 현장에서 보았던 노동자들의 투박하지만 끈끈해 보였던 의리는 직장생활을 해 보니 환상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이 팍팍하기에 동료들에 대한 의리도 얄팍해졌을 수도 있지만, 알량한 권력을 잡기 위해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니 가끔은 조합의 현실에 회의스럽기까지 하다.

이렇게 짜증과 분노의 마음이 나 자신을 지배하고 있으니 며칠간 소화 잘 안되고,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다. 이런 나에게 ‘힐링’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역시 독서였다. 요즘은 학과 강의를 듣는다고 독서를 거의 못했었는데 금단현상이 있어서 마음이 내 뜻대로 진정이 되지 않았던 것일까?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을 책장에서 뽑아 읽기 시작하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심리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가벼운 에세이 같은 책으로, 비유를 하자면 어렸을 적 읽었던 “탈무드”의 현대판을 읽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기시미 이치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기시미 이치로

“적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적이 없다는 것은 다른 말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인생을 맞추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결국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中, 기시미 이치로

개인적으로 “원인은 없다, 목적이 있을 뿐이다.”라는 소단락의 이야기는 흥미로왔다. 그 외의 단락들은 아주 평범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중복되는 말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이야기나, 남의 시선을 필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 등의 이야기들은 지금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됐다. 더불어 대화할 필요와 가치가 없는 사람과 굳이 대화를 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은 현재의 나와 같이 마음이 무거울 때 가볍게 쉬어 가기 좋은 책으로 추천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