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광화문 아! 세월호

아! 광화문 아! 세월호

딸과 함께 주말에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전시회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관람하고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걸어 광화문을 따라 1호선을 타러 시청역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의 세월호 추모공간을 지날때면, 세월호 천막은 자연스럽게 당연히 들러야 하는 공간이 되었고, 이날은 딸과 함께 있으니 더욱 당연히 그냥 지나칠수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세월호의 공간은 바닥분수대에 자리를 내주었고, 추모공간은 한 켠으로 조그맣게 밀려나 있었습니다. 멀리 나가기엔 너무 바쁜 일상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잠깐의 휴일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을 보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잠시 슬픔을 잊고 즐거울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너무 슬픔의 공간으로만 남아 있지 않고, 자연스럽게 광화문의 일부가 되어 사람들의 일상속에서 자연스럽게 각인되는 모습도 좋아 보였습니다. 놀러 나왔던 아이들이 천막을 보고 세월호에 대해서 물어 보고, 손잡고 나왔던 부모가 그 이야기를 전해 주는 모습에 세월호 가족들도 위안을 받을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무도 없어 썰렁한 공간이 되어 버리는 것보단 훨씬 말입니다.

하지만, 역시 씁쓸하기는 했습니다. 물에 빠져 죽은 아이들을 추모하는 천막 앞에서 물놀이 하는 아이들이라니 좀 슬펐습니다. 당연히 서울시민들의 공간이고, 가까운 곳에서 휴일을 즐기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안타까웠습니다.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광화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진실이 규명되고 미수습자들도 돌아와서 행복한 거리를 아이들에게 돌려 줘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누군가에겐 기억해야 할 과거, 잊지 말아야할 과거지만, 세월호 천막 안의 시간은 그대로 멈춰 현재일텐데 말입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지만 서로 단절되어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공간의 괴리를 빨리 메꿔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병든 대한민국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