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한 스푼 그리고 질문 하나 – 우석훈 지음

fta 한 스푼 그리고 질문 하나 – 우석훈 지음

fta 한 스푼 그리고 질문 하나 – 우석훈 지음
이 책이 나온 지도 벌써 한참이 지났다. 그 전작 격인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보다 6년의 세월 정도가 흘렀으니 사실 그 전작을 먼저 보고 이 책을 봤어야 하지만 이 책을 먼저 보고 그 책을 보았다. 읽은 순서와 상관없이 책의 발행 순으로 원고를 쓸 수도 있었지만 그냥 읽은 순서대로 글을 작성해 본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찌 됐던 나는 우석훈의 책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읽고 있는 현실이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은 ‘우석훈이 경제학 박사는 박사구나.’하는 점이었다. 물론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보다 훨씬 더 간결하고 쉽지만 그래도 확실히 한 분야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 내공이 보인다. 여태 읽었던 그의 경제관력책들은 쉽게 쓴 에세이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 책은 좀 더 학술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내용이기도 하겠지만.

한미 fta가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날치기 전이나 날치기 후나, 한미 fta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이 바로 투자자소송제, 국가-투자자 직접소송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ISD(Investor-State Dispute)이다. 무역이나 경제적 논의와 별로 상관없어 보였던 당시 법무부 장관 천정배를 경제 민주화의 선봉에 서게 만들었던게 바로 ISD였다. 판사 170여 명이 한미 fta에 유보적인 입장을 발표하게 만든 것도 ISD였고, 김진표 원내 대표를 축으로 하는 민주당의 ‘협상파’도 ISD는 위험하다고 인정했다. 한나라당에서도 ISD의 문제점을 부분적으로는 인정한다. 소위 ‘백도어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미 fta에서 ISD를 뺀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국은 한-칠레 fta는 물론이고 다른 투자 협정에서 ISD를 포함했기때문에 방어가 안 된다는 게 한나라당의 논리이다.이 얘기는, 위험하기는 한데, 그걸 막을 실질적인 길은 없다는 것이다.

-127P 중에서, “fta 한 스푼”, 우석훈, 레디앙

상황이 바뀐 것도 있고, 이미 2016년 지금에서는 실행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책의 내용을 발췌하기는 민감한 듯하여 한 부분만 발췌해 보았다. 한-미 FTA를 반대했거나 찬성했던 이들이 자세한 내용은 없이 정치적인 이유만을 주장하고, 진영논리를 앞세운데 반하여 우석훈은 철저히 경제적인 입장에서 이 이야기를 파고든다.

 

 

fta 한 스푼 그리고 질문 하나 - 우석훈 지음
fta 한 스푼 그리고 질문 하나 – 우석훈 지음

누군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서민이 좋아질 거라고 선동했고, 누군가는 나라가 금방 망할 것처럼 흥분했었다. 하지만 어느새 잊혀지고 없던 일 마냥 세상은 그냥 돌아가고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점은 발효가 된지 이미 2년 이상 지난 것 같은데 서민이라고 할 수 있는 내 삶은 꾸준히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일수록 더 쉽게 생활의 기반이 무너져 내리고 있고, 현재 대한민국은 실패자에게 패자부활전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아니 이미 시작도 하지 않은 청년들을 실패자로 만들고 있다고 해야 맞을까?

솔직히 알 수는 없다. 내가 경제학자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몇 명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은 한-미 FTA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어떻게 알겠는가?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그 탓이라고 혹은 그 탓이 아니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 싶다. 다만 지금 이 나라의 대부분의 서민들이,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가진 일자리가 흔들리고, 밀려나고, 시작부터 불안한 출발을 강요 당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침전되고 있다는 것이 현실임에는 확실하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 이런 일련의 정치경제적 장치들이 속해 있다는 것이다.

한-미FTA를 반대든 찬성이든 무엇을 알고나 했을까? 이 책은 늦었지만 나에게 던지는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의미로 읽어 본 책이다. 가치가 있는 독서였고, 지식의 깊이가 짧아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