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재탄생 : 노회찬과의 대화

진보의 재탄생 : 노회찬과의 대화

진보의 재탄생-노회찬과의 대화
진보란 무엇일까? 2010년에 나온 이 책은 아직도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 주기 좋은 책이다. 홍세화, 김어준, 진중권, 홍기빈, 변영주, 한윤형, 김정진과의 인터뷰 대담을 엮어서 만들고 우석훈의 간단한 글로 마무리 된다. 우리는 살면서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고 혹은 남보다 살짝 좌파적인 기질이 있다고 믿으며 많은 말들을 내뱉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우리는 진보적일까?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진보란 무엇일까? “진보의 재탄생”은 그간 진보라고 말하며 전혀 진보적이지 않았던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스스로를 돌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과연 내가 살면서 진보인 적이 있기나 했었나 싶다.

 

진보의 재탄생 : 노회찬과의 대화
진보의 재탄생 : 노회찬과의 대화

노회찬 : 경제활동의 목표는 한마디로 행복하기 위해서인데, GDP 높으면 행복한가, 그게 아니란 건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거죠. 그러면 혼자만 행복하면 행복한가. 나는 생활에 불편 없이 굉장히 잘 사는데, 집 문만 열고 나가면 굶는 사람 천지고, 골목에 들어가면 강도들이 기다리고 있다면.

홍기빈 : 흐음. 그렇죠.

노회찬 : 행복할 수가 없죠. 혼자선 행복할지 몰라도, 사회전체가 기본적으로 행복할 때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거죠. 사회 전체의 행복은 나누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건 현실로서도 입증되지요. 그리고 자기성취 동기 같은 경우에도 내가 정말 능력이 있어서 더 많은 부를 쌓게 됐고, 그래서 더 많은 세금을 냈고, 그랬기 때문에 재능 있는 아이들이 자기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게 돼서 사회에도 기여를 하게 되고, 사회에 대한 기여는 결국 나한테도 도움이 되는 그런 순환, 그래서 내가 능력이 있어서 더 좋아지게 되는 걸 믿는 것, 그런 철학이 보편화되어야죠.

-331P, 진보의 재탄생, 노회찬/김어준/홍세화/우석훈, 꾸리에

사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진보란 이런 것 이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기는 힘들다. 지금의 시점에서는 안타깝게도 노회찬이 생각하는 세상이 오려면 조금 더 멀리 돌아가야겠지만 노회찬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질문들과 답변들을 모아 놓은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선거 전이었으니 아마 그게 제일 큰 목적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담론을 책 한 번 읽고 이해하기에는 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지식이 아주 미천하기도 했다. 차후 시간이 난다면 다시금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기 위해 다시 한 번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하지만 무리겠지.

“진보의 재탄생”을 읽고 스스로 머릿속에 살아서 자리 잡는 말은 노회찬의 말보다 홍세화의 말이었다. 진보들이 더럽게 공부를 안 한다는 그 말. 80년대 그 부실한 자료와 책 몇 권을 읽고 아직도 그 것만 진리라고 생각하고 전혀 발전하지 않는다는 그 말. 알량한 책 몇 권 읽고 거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진보하지 않는 진보들에 대한 지적. 어느 팟캐스트에서 뱉어 냈던 그 말이 이 책의 질문에도 그대로 녹아 있었다. 진보가 진보하기 위해서 과연 무엇부터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평범한 공장노동자의 모습으로만 남기 싫어서 늦게나마 공부를 시작했다. 이제는 좀 더 좋은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블로그도 하고 있다. 내가 가진 소망이 얼마나 나를 지탱해 주고 끌어 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직장에서도 공돌이 주제에 책을 읽는다며 눈총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아이들이 살면서 짊어져야 할 짐을 내가 조금 더 들어 주고 싶다. 세상을 한 뼘만큼만이라도 좋게 만들어 아이들에게 건네주고 싶다. 진보는 몰라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