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 – 굽시니스트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 – 굽시니스트

왕의서재 출판사에서 나온 책. 따끈따끈한 신간일때 받아서 읽고 네이버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워드프레스 블로그로 옮겨 본다.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는 만화로 되어 있어서 가독성도 좋지만 내용은 더 좋다고 말하고 싶다. 제대로 된 한국 현대사 책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 읽기 쉽고 재밌는 한국 현대사 책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니까 더 의미있다고 말해도 좋을 듯 싶다. 책을 펼치면 그냥 앉은 자리에서 다 읽기도 좋다. 가벼운 유머와 19금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드립으로 포장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한국의 중요한 역사들을 다뤘다. 절대적이라는 것은 믿지 않지만 학교에서 혹은 중앙미디어에서 들어왔던 뭔가 시원치 않고 의문이 많이 생기는 역사 이야기들과는 다르게 진짜 역사는 뭔가 괘가 맞춰지는 느낌이 들어 일종의 쾌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래..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팟빵 팟캐스트 최다 1위, 다운로드 수 1위 ‘이이제이’와 시사 웹툰계 본좌 ‘굽시니스트’의 혁신적 콜라보레이션.

최다 1위와 다운로드 수 1위 ‘이이제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안타깝게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100회 특집 김산 편을 먼저 듣고 지금은 거의 전 편을 다 듣고 있으니 이제는 ‘팬’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방송을 듣고 나서 책을 읽었어도 좋겠지만 책을 읽고 방송을 들어도 상관 없다. 방송은 방송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텍스트는 텍스트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있기때문이다. 대본을 그대로 옮긴 것도 아니고 그들의 내용을 압축해서 굽시니스트 작가의 생각을 가미해 만화로 탄생한 것이니 따로 또 같이 맛이 느껴진다.

굽시니스트.

대저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를 졸업했으며 7포병여단 7XX대대 A포대 측각수로 복무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교육학과에 재학 중이다. 굽시니스트라는 필명으로 디시인사이드 ‘카툰연재갤러리’에서 활동을 시작, 대한민국 오타쿠(서브 컬처) 문화계에서 일약 영웅의 자리에 올랐다.

마이너 세계로 통하는 패러디 시리즈인 <본격 2차 세계대전 만화>를 통해 디시인사이드 특유의 문화를 패러디로 묘사, 작품의 소재로 적절히 활용하여 역사와 서브 컬처 문화의 절묘한 조합으로 ‘굽본좌’라는 애칭을 얻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2009년부터 시사 주간지 <시사IN>에 ‘본격 시사인 만화’를 연재하고 있으며 단행본으로도 발간되었다.

2013년 5월부터 팟캐스트 포털사이트 ‘팟빵’에서 현대사 팟캐스트 ‘이이제이’를 만화화하여 연재했다. 이 작가와 이 박사를 여성 캐릭터로, 세작은 고양이 캐릭터로 재탄생시킨 이 만화는 굽시니스트 특유의 풍자와 해학에 날카로운 정치 식견까지 더해져 깊이 있는 만화로 재탄생했다. 만화 이이제이는 방송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하여 표현할 뿐만 아니라, 만화만의 새로운 설명과 정보를 더 추가해 팟캐스트와는 또 다른 새로운 콘텐츠로 거듭났다. 일부 독자는 “만화가 원작 팟캐스트보다 더 낫다!”고 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발췌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 겉표지 中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 - 굽시니스트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 – 굽시니스트

이 박사와 이 작가의 이이제이

2012년 ‘김구라 황봉알의 시사대담’ 헌정 방송을 표방하며 팟캐스트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딱딱하고 지루하게 여겼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인물이나 사건별로 정리하여 ‘재미있는 수다’로 풀어낸다. 애칭 이 작가, 이 박사, 그리고 세작. 이 3명의 청년들이 골방에서 진행하는 이 팟캐스트는 역사학자가 아닌 우리 주변의 일반인들이 역사를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더욱 쉽고 친숙하다. 이이제이를 들은 청취자들은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이렇게 재미있고 가슴 아픈 것이었구나!’를 느끼고 역사에 관심을 두게 된다. 다소 거칠지만, 유머와 해학을 겸비한 이 팟캐스트는 청취자들의 입소문만으로 다운로드 수 수십만 건을 기록하며 주류 팟캐스트들을 제치고 팟캐스트 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다.

2013년 5월에는 팟캐스트의 안정적 공급과 질적 향상을 위하여 이이제이 팬들이 뜻을 모았다. 이들이 중심이 되어 ‘이이제이 생활역사협동조합’이 출범했고, 홍대에 술 한잔하면서 녹음도 할 수 있는 공간 ‘안가’가 설립되었다. 이곳에서는 이이제이를 포함하여 매주 다양한 분야의 양질의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있으며, 콘텐츠의 힘 하나만으로 자생력을 가지는 팟캐스트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

-발췌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 겉표지 中

다른 책들의 표지에 있는 작가들의 연혁과 소개 글과는 다르게 뭔가 컨셉인 듯 자뻑 모드의 소개 글이다. 훑어볼 때는 몰랐는데 옮겨 적으려니 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줄은 알겠지만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다. 궁금하신 분들은 방송을 들어야 할 것 같다.

시사IN을 읽어 본 사람들은 낯설지 않으리라고 생각이 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책을 받아 들고 몇 장을 펼치고 나니 언젠가 팟빵어플에서 초기의 내용을 단편적으로 읽었다가 ‘뜨악’했던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아이고.. 이거 혹시 나와 책의 잘못된 만남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 생각보다 포장을 중시하는 내 성격에 내용은 좋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면서 불평만 내뱉는 것은 아닐까?, 했다. 하지만 단편적으로 읽었던 이미지와 흐름을 따라가면서 읽는 것은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괜찮았다.

책은 1장 깡패 특집, 2장 이승만 특집, 3장 대선 특집, 그리고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건을 담으려고 하지 않고 깊이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나 같은 40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드립들이 난무하긴 하지만 요즘 친구들에게는 아주 재밌는 다가섬이 되리라는 판단도 든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어도 재미가 없어서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고민의 흔적이 묻어난다. 

이작가의 말로는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전쟁”에서 ‘두 얼굴 이승만’이 화제가 되기 전에 이미 이이제이 방송에서 심도 있게 다루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박정희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승만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접하고 나서는 충격이었다. 어렸을 적 학교 역사 책에서는 해방 직후 독립운동가들이 죽었다고만 했지. 왜 해방된 국가에서 독립운동가들은 차례차례 암살당하고 친일파들은 아직도 살아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었다. 비어있던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랄까?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역사는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 해서 이지경이 아니라 친일파에게 독립운동가들이 청산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이 이승만 특집 부분은 따로 떼어 내서라도 지인들에게 권해 주고 싶다.

이승만을 너무 귀여운 미소녀로 그려 냈다거나, DJ를 대통령병에 걸려서 판단 미스를 했다는 식의 표현들은 누군가들에게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들이 신이나 악마가 아닌데 무조건적인 믿음과 무조건적인 미움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이 앞서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냉정하게 자기 스스로 역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왜 지금 사회가 이렇게 흐르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사람은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합리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역사 속에서 지금 자신이 서 있는 곳을 바라봐야 한다.

최초, 19금 만화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

웹툰으로 단편적으로 읽었던 느낌과는 새삼 다르다. 도입부의 관심끌기용 드립을 제외하면 상당히 간결하게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의도한 대로 재밌다. 읽고 나면 가슴 아프다. 아니 뼈가 아프다. 웃프다는 느낌이 이런 걸까?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를 이해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난 일은 묻어두자’고 말한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아직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묻어두면 끝나지가 않는다. 계속해서 되풀이되는 것이다. 꺼내 들고 절대로 잊지 않을 때 비로소 끝나는 것이다. ‘과거를 묻고 미래로 향해 달려가자’고 외치는 정치인들에게서 왜 미래가 보이지 않는지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를 읽으면 조금은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몇 번이나 했던 말이지만 사람은 말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 살아왔던 대로 살아간다. 말로는 서민과 민생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부자감세(자신들이 부자니 부자감세가 아니라 사실 자신들의 합법적 세금 축소가 맞겠다.)만 행하고 있는 그들의 진짜를 바라봐야겠다. 그 시작은 이런 재밌는 만화 역사 책으로 해도 괜찮을 듯 싶다. 

***이 포스팅은 왕의서재 출판사에서 도서를 선물 받아 읽고 간섭 없이 작성된 글입니다. 다소 개인적인 견해가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