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 유시민, 노무현재단

운명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 유시민, 노무현재단

지난 대통령 선거를 치루면서 문재인의 <운명>을 읽고 나서 읽었던 책. 오래동안 책꽂이에 그냥 꽂혀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사후 자서전인 <운명이다>를 읽기 시작했었다. 잔인한 4월이 다가오며 또 한 번의 선거가 우리앞에 놓여 있다. 승리의 경험이 미천한 우리는 또 다시 반복되는 실패를 선택할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사실 정치판에 관심도 없고 한국 역사라 봐야 5.16군사쿠데타나 4.19혁명,광주민주화운동 이정도의 지식밖에 없었던 나는 정말 노무현을 몰랐다. 지금도 가끔 트위터에 올라 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어록 몇 마디에 가슴이 찡해지기는 해도 그를 안다고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힘들 것 같다. 이미 늦어 버린 것 같다.

운명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 유시민, 노무현재단
운명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 유시민, 노무현재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을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으로 소개했었다고 한다. 나는 이 분을 찍어놓고 왜 찍었는지 이유도 별로 없었고,찍어놓고도 주구장창 욕을 해댔던것 같다. 내 인생 부분에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정치를 돌아볼 여유도 없었던 시기기도 했지만, 정말 무식했다. 그냥 언론들의 장단에 맞추어 그냥 저냥 씹어댔었던 것 같다. 나는 나의 시각으로, 나의 생각으로 이 분을 바라보지 않았던 것이다. 

과연 이 분이 내가 그렇게 욕했고, MB정부나 새누리당에서 그렇게 비난할 만한 분이었나 하는 궁금증으로 이 책을 구입해 놓았던 걸로 기억된다. 줏어 듣는 소리로, 남이 떠들어 대는 소리에 휩쓸려 다니는 것은 이제 그만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진실은 무엇일까? 이분의 삶은 어떠했을까? 내 스스로 자료와 책을 찾아 돌아 보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운명이다>는 유시민이 집필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술해놓은 여러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엮은 사후 자서전이다. 그래서 이책은 중요한 사건별로 사건순서대로 쓰여져있다.

운명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 유시민, 노무현재단
운명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미 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을때 나의 마음은 기울어져 있었겠지만 그의 삶은 정말 대단했다. 하나의 사건을 변호하면서 스스로 학습하고 변화했던 그는 한 번 노동자와 이땅의 가난한자들에게 돌렸던 마음을 다시 권력자들에게 돌리지는 않았다. 오직 국민들앞에서만 고개를 숙였던 그의 삶은 정말 존경스럽고 존경스럽다. 이런 부분은 그의 정치적 실패와 실수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이 이름은 한국 현대사, 그중에 부산의 역사에서는 빼 놓을수 없는 큰 이름이었다.

이 책은 노무현의 성격과 그의 세계관 그가 추구하던 상식이 들어있다. 실수가 많고 자기 자신을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말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임후 시민으로서는 성공하고 싶어했던, 대한민국 역사상 누구도 하지않았던, 퇴임후 고향으로 돌아가 밭을 일구며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그의 인생이 담겨져 있다. 그 꿈은 일 년도 안가서 산산히 부서졌다는게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럽기만 했다.

운명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 유시민, 노무현재단
운명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 유시민, 노무현재단

내가 넘기던 책장은 마지막 부분의 부엉이바위에서 마지막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서 멈췄다.속절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문을 닫아놓고 한참을 울었던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다시는 가질수 없는 서민의 대통령 노무현님을 우리는 그렇게 오해속에서 보냈나보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고 대통령의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면서 지내고 퇴임후 시골 고향집에서 농사를 지으며 소소하게 살아가려했던 대통령을 우리는 가만히 두지 못했나보다. 야권에서도 비주류였고, 그 권력의 한복판에서 적한테 물어뜯기고 아군한테 물어뜯기고 언론에서 장난질치며,결국엔 후임정권에서 권력의 장난으로 죽여버렸던 그 사람.

아직도 많은 오해와 모든 책임을 전가 받고 있는 이 분을 조금이라도 알수 있었다. 그 분은 누구처럼 자신을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후회하고 아파하며 대화하고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유없이 미워하신다면, 혹은 이유없이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권해드리고 싶다. 노무현은 실패한 대통령이었을지 모르지만 그가 꿈꾸던 대한민국은 아름다웠다. 사후자서전임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을 잘 전달해주신 유시민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