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걱정 똥타령 – 전경수

물걱정 똥타령 – 전경수

물걱정 똥타령

전경수

작년부터 느리게 살기, 로컬푸드, 유기농식품, 생협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환경이야기라는 표지에 이끌려 헌책방에 들렀을 당시 구입한 책더미 위로 이 책을 주저 없이 올려 놓았습니다. 성격이 희한한 것인지 모르지만, 가벼운 책 보다는 두껍고 무거운 책 부터 해치워 버릇하는 습관 때문에 이 책은 뒤로뒤로 밀리다 이제서야 읽었네요.

똥이라는 소재로 재밌게 풀어내는 환경 이야기인줄 알았다가 큰 코 다쳤다고나 할까요? 이 책의 발행년도를 보니 2009년입니다. 책에서 제주도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출입자 인원을 통제하고 자동차 대수도 통제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셨는데 지금 구럼비를 폭파하고 해군기지를 짓겠다고 주민들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어떤 발언을 하셨는지 사뭇 궁금해 집니다.

어떻게 보면 얼토당토 안한 이야기 같지만, 우리가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사대주의적 관점에서 동양문화를 무시하고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오랜동안 행하여 왔던 일들을 돌아 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실 지난 MB정권때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친환경 무엇을 짓는다고 자연을 싹 밀어 버리고 시멘트를 발라 외관이 번지지르한 무엇을 만들어 놓고 친환경이다라고 말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는데요. 이 책에서도 그런 지점들을 실날하게 꼬집습니다.

 

물걱정 똥타령 - 전경수
물걱정 똥타령 – 전경수

 

더불어 미천한 제 지식으로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똥이란 것이 언제부터 우리에게 더러운 물질로 다가 오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똥은 흙과 만나야 분해가 되서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거름으로 되살아 나는데, 똥이 물과 만나면 상극이라 분해는 안되고 물을 오염 시키는 쓰레기가 된다고 합니다. 깨끗하기 위해서 우리가 하루에 똥을 누고 물을 한 번 내리는 무의식적인 행위를 다른 대안은 없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한다고 말합니다.

똥을 물로 쓸어 내리니 물은 오염되고 그 똥들이 거름으로 거듭나지 않으니 화학비료를 써야 하고, 대지가 죽고, 자연이 죽습니다. 우리의 앞 세대들은 우리에게 자연을 물려 주었는데요. 우리는 그 자연을 미래세대를 생각하지 않고 말라 비틀어 질 때까지 쥐어 짜고 있네요. “물걱정 똥타령”에서는 생태학적, 인류학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똥을 천시하면서 시작된 개발이라는 이름의 자연파괴를 지적합니다. 개발이라는 것도 인간만이 아닌 환경도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이죠. 개발의 이익을 어느 한쪽에서 독점하고 배를 불리는 것과는 반대로 환경의 파괴도 가난한 어느 나라, 혹은 어느 지역에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자연은 어느 시기에 균형을 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준비하기 전인지 후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그런 현상들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일어났죠.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하시는 분들은 남의 일로만 생각하시는지 계속 드러나는 원전비리 같은 사건에서 국민들을 답답하게만 만듭니다.

 

물걱정 똥타령 - 전경수
물걱정 똥타령 – 전경수

 

환경친화라는 개념이 이제는 상품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KS나 品자 같은 공인증서가 붙으면 상품의 시장성이 제고되기 때문에, 상품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붙이는 것이 환경친화일 뿐,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친화 또는 환경친화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모르게 하도록 하는 수작이다. 반도체 칩이 생산되는 과정과 자동차 그리고 가전제품들이 생산되는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물과 토양 그리고 대기의 오염은 어떻게 하고, 그 마지막 제품에 대해서 환경 친화적이라는 형용사를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는가.

-139P, 물걱정 똥타령, 전경수, 채륜

 

사람이 똥을 누면 개나 돼지가 먹고, 혹은 흙에서 자연분해가 되어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 주고, 그 개나 돼지들은 다시금 똥을 누어 땅을 기름지게 만들어 주며, 그 땅에서 곡식이 자라고, 사람의 똥을 먹고 가축이 살찌고, 그 곡식과 가축을 다시 사람이 먹는 것은 서양사람들이 이해할수 없는 동양의 자연순환이었습니다. 서양의 문물이 들어 오며 깨끗함과 더러움의 개념으로 물질을 보기 시작하면서 똥은 더러운 것이 돼버리고, 우리의 몸은 똥을 누어 거름을 생산하는 몸에서, 똥을 싸서 더러운 것을 만들어 내는 몸으로 바뀌었다는 작가의 시각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이미 세상은 물자가 넘쳐나고 나라들은 충분히 발전되어 있습니다. 다만 균형과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이죠. 몇 십년 동안 환경을 파괴하면서 까지 인간만을 위한 세상을 만들어 왔으니, 이제부터라도 환경도 함께 생각하는 지속적인 삶을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불어 그래야 같은 인간들끼리도 서로를 보듬어 가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똥의 개념이 소중한 무엇에서 더러운 것으로 바뀌었듯이 사람도, 이웃도, 공동체도 많이 무너진 우리의 모습을 이제는 환경이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돌아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