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룡문에서 나는 뭐하고 왔나?

창룡문에서 나는 뭐하고 왔나?

창룡문에서 나는 뭐하고 왔나?

반려동물복지센터에 봉사활동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하늘의 구름도 좋고, 시간도 적당하기에 집으로 향하던 핸들을 창룡문으로 향했습니다. 미처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는 꺼내들지 못했던 카메라지만 차에는 카메라 가방도 있었고, 트렁크에도 항상 삼각대가 실려 있으니까요. 마침 혹시 몰라서 필터도 챙겨 왔는데,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고 좋은 시간대에 도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 창룡문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려서 창룡문 광장에 삼각대를 로우 모드로 펼쳤습니다. 노을과 함께 광장에서 연을 날리고 노는 가족들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담고 싶어서 얼마 전 부터 계속 구상을 해왔었거든요.

창룡문에서
창룡문에서

이렇게 광장을 향해 삼각대를 로우모드로 펼쳤습니다.

 

창룡문에서
창룡문에서

가족들의 모습을 노을과 함께 담아 보고 싶었던 구상이 있었드랬죠.

 

창룡문에서
창룡문에서

그런데 말입니다.

댄장맞을.

이제 진짜 나이가 먹긴 했나 봅니다.

당연히 카메라 밑둥에 항상 조립되있어야 하는 플레이트가 만져지지 않더란 말입니다.

겁나 당황스러웠죠.

댄장. 댄장. 댄장…

 

 

창룡문에서
창룡문에서

부끄러워하는 삼각대를 그냥 접고 돌아 설까 하다가 그냥 필터라도 껴서 스냅샷으로 찍어 보자 하고 렌즈 후드를 가방에 넣고 필터 가방을 열어 홀더링을 돌려서 조립을 했습니다.

 

창룡문에서
창룡문에서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홀더링을 조립하고 홀더를 찾으니 홀더가 만져지질 않았습니다.

아직 40대 초반인데…

댄장… OTL

 

창룡문 성곽
창룡문 성곽

“그래도 몇 분만 있으면 일몰인데 손각대로 찍어 볼까? 그깟 필터 없으면 어때?” 자위를 해보지만 이미 마음은 상했고, 배는 고프고, 손은 시렵고, 오늘따라 맑고 아름답게 펼쳐진 하늘이 밉기만 했죠.

 

창룡문 성벽
창룡문 성벽

일몰이 몇 분 안남았지만 스냅샷을 찍어 보면 찍어 볼 수록 지랄맞은 손떨림에 노이즈만 더해가는게 작은 LCD화면으로도 느껴졌습니다. 

“그래. 다음을 기약하자”

 

달과 십자가
달과 십자가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신기하게도 지는 해와 정확히 반대 편에 위치하고 있던 달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래. 너라도”라는 마음으로 한 컷 찍어 봅니다. 

전에 가족나들이 할때 가방에 들어갈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 이것저것 악세사리들을 떼어서 바구니에 넣어 두었던 걸 깜빡했다니 한심합니다. 어제부터 여유있게 준비했는데도 말이죠. 전에 가족과 함께 광교산에 오르기 위해 차를 대고 카메라를 목에 매며 사진을 찍으려고 전원을 켰을때 배터리를 충전기에 그대로 놓고 왔을때만큼 황당했습니다. 완전 빈정상했어요. ㅠㅠ

전 오늘 창룡문에서 뭘 하고 온 걸까요? 도대체 거길 왜 갔을까요? 다행히 집에 와서 플레이트와 홀더를 금방 찾았으니 망정이지 한참 찾다가 엉뚱한 데에서 나오거나 심지어 가지고 갔던 가방의 모서리에서 나왔다면 정말 좌절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철저히 준비하고 항상 가방에 꼼꼼히 챙겨 놔야겠습니다. 그래도 반도야. 오늘 수고했어. 토닥토닥.